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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계산된 AI 동침’ 들어간 MS-구글…속내는?

입력
2023.07.29 14:00
수정
2023.08.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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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안전 표준 개발에 ‘맞손’
양사 동행에 ‘규제 회피용’ 시각도
미국 등 각국 단속과 통제 가시화
[아로마스픽(53)]7.24~28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업계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최근 AI 기술 관련 안전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협의체인 '프런티어 모델 포럼(FMF)'을 출범키로 합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인공지능(AI) 업계의 라이벌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최근 AI 기술 관련 안전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협의체인 '프런티어 모델 포럼(FMF)'을 출범키로 합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발적인 행보다” vs “규제 회피용이다”

판이하게 엇갈렸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AI) 업계 움직임에 대한 안팎의 평가다. 관련업계 라이벌이 손잡고 의로운 길을 찾겠다고 나섰지만 액면 그대로 믿긴 어렵단 기류 또한 역력했다. 여론에 등 떠밀려 꺼내든 궁여지책이란 분위기로 읽히면서다. 생성형 AI 챗봇 서비스인 ‘챗GPT’ 탑재로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급부상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제왕’인 구글과 형성된 대립 구도에서 갑작스럽게 의기투합한 돌발 상황을 바라본 세간의 시각이다.

MS와 구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픈AI 및 앤스로픽과 더불어 AI 기술 관련 안전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협의체인 '프런티어 모델 포럼(FMF)'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 포럼의 출범 목표에 대해 “책임 있는 AI 모델 개발과 안전성 측정을 위한 표준화된 평가 방안 도입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 포럼에선 또 AI 기술과 영향력, 한계 등에 관해 대중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정책입안자 및 학계 등과 AI 관련 지식도 공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후 문제와 암 치료 등 사회 전체 과제 해결을 위한 응용소프트웨어(앱) 개발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포럼은 MS와 구글 중심으로 출범했다는 측면에서 이목을 끌었다. 오픈AI는 지난해 말 출시되면서 생성형 AI 대중화를 유도한 ‘챗GPT’ 개발사로, MS와 전략적 제휴 관계다. 앤스로픽은 구글에서 지원 중인 AI 기업이다. 생성형 AI 기반의 검색 시장에서 경쟁 관계였던 MS와 구글이 손잡고 당면 과제 해결에 나선 셈이다.

MS는 자사 검색엔진에 챗GPT를 채용하면서 세계 검색시장의 절대강자인 구글 타도에 나선 상태다.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인 지난 1월, 월간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면서 주목됐다. 현재 챗GPT 월간 이용자 수는 15억 명을 웃돌고 있다. 이에 놀란 구글도 AI 챗봇서비스인 ‘바드’를 내세워 세계 검색시장에서 MS의 추격 저지에 올인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오남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각국에서도 AI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오남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각국에서도 AI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엇보다 출범 시점이 미묘하다. MS와 구글의 이번 동행은 AI와 관련, 세계 각국의 본격적인 규제 움직임 속에 등장했다. 일각에선 ‘생성형 AI에 대한 통제가 국가 차원에서 논의되자, 양사가 뒤늦게 자율 규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양사의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정부 차원의 강제적인 단속 움직임에 내몰리면서 시작된 수순처럼 보인다는 관측에서다.

당장, 미국 내 의회에서도 현재 AI 규제를 위한 입법 추진이 한창이다. 미 상원에선 AI 규제와 활용 등에 대한 포괄적인 입법 패키지가 진행 중이다. 관계 당국의 의지도 강경하다.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27일 현지 CBS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AI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떠오르는 위협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기를 부추기고 경쟁을 제한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FTC는 AI가 사기와 거짓을 부추기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이를 이용한 조작이나 가짜뉴스가 횡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생성형 AI로부터 불거진 오남용 사례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단 지적도 파다하다. 내년 11월 선거를 앞둔 미국 내에선 이미 생성형 AI를 악용한 가짜 동영상이나 사진 등이 판을 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소속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가짜 영상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역대 최약체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란 제목으로 유통된 거짓 영상 또한 생성형 AI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약 32초 분량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선 경제 악화와 범죄율 상승, 국경정책 후퇴 등을 포함한 계획적인 가상 시나리오로 제작됐다. 지난 3월 유포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체포 사진들도 생성형 AI에서 악의적으로 조작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 문제는 유엔의 논의 테이블에서도 다뤄졌다. 구테흐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사무총장은 “AI의 군사적 또는 비군사적 응용 모두 세계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유엔 산하 기구 창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AI와 관련된 첫 논의를 가진 이날 회의엔 15개 이사국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번 (FMF 출범) 조치는 업계가 책임감 있게 AI를 발전시키고 과제를 해결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는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아로마스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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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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