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기원서 예선 토너먼트 돌입
국내 최고·최대의 바둑대전 명인전(名人戰)이 46번째 대장정에 돌입한다.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이 오는 2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53명이 참가한 가운데 예선전을 시작한다. 이번 기전은 27일까지 토너먼트 방식을 통해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린 후 다음 달 14일부터 패자부활 토너먼트가 포함된 본선 대국을 치른다. 본선 무대부터는 지난 대회 우승자 신민준 9단(한국기원 랭킹 4위)과 준우승자 신진서 9단(1위) 등 시드배정자 4명이 합세, 경기 성남 K바둑 판교스튜디오에서 약 4개월간 치열한 혈투를 벌인다.
이번 대회엔 한국기원 랭킹 1~4위가 모두 출사표를 던져 국내 최대 기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결승 대국에서 ‘언더도그의 반란’을 연출했던 신민준 9단과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신진서 9단의 재대결이 성사될지에 바둑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또 랭킹 2위 박정환 9단의 첫 명인 타이틀 도전도 관심사다. 그는 2016년 제43기 대회에서 이세돌 9단(은퇴)에 가로막혀 명인에 오르지 못한 뒤 6년간 결승 대국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1년 제 44기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랭킹 3위 변상일 9단(3위)도 다시 한번 명인 등극을 노린다.
이 외에도 명인전에서 두 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원성진 9단(9위), 최근 기세가 좋은 김명훈 9단(5위·2023년 승률 75%)과 한우진 9단(19위·74%),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이지현 9단(22위)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성 기사 중에는 역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힌 김채영 8단(96위)과 오유진 9단(119위)이 눈에 띈다.
한국일보가 1968년 창설한 명인전은 2003년 이후 3년간 휴지기를 거쳤고, 2016년 이후 다시 명맥이 끊겼다가 2021년 부활했다. ‘명인’이란 칭호에 걸맞게 50여 년간 진행된 45번의 명인전에선 단 10명만이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초대 우승자 조남철 9단을 비롯해 김인 서봉수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 최철한 신진서 신민준까지 면면도 화려하다. 이창호 9단이 최다 우승(13차례) 기록을 갖고 있고, 조훈현 9단(12차례)과 서봉수 9단(7차례)이 뒤를 잇고 있다.
명인전은 한국 바둑 역사에 수많은 명장면을 남겼다. 1972년 제4기 대회에서는 당시 약관의 나이였던 서봉수 2단이 입단 1년 8개월 만에 고(故) 조남철 8단을 꺾고 명인에 올랐고, 서봉수 9단은 명인전을 통해 ‘서 명인’이란 별명까지 갖게 됐다. 또 이창호 9단이 1991년 8연패에 도전한 스승 조훈현 9단을 꺾고 첫 우승을 차지한 장면과 2007년 이세돌 9단의 화려한 등장 등이 바둑팬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이번 대회 상금은 우승 7,000만 원, 준우승 2,500만 원 등 총 2억1,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예선 60분·본선 100분씩이며 초읽기는 1분 3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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