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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8개월 유명 배우도 무참히 살해... 53년 만에 처음으로 풀려난 '맨슨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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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8개월 유명 배우도 무참히 살해... 53년 만에 처음으로 풀려난 '맨슨 패밀리'

입력
2023.07.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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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교정당국, 레슬리 반 휴튼 가석방
'20세기 최악의 살인마' 찰스 맨슨 추종자

'테이트-라비안카' 살인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레슬리 반 휴튼의 21세 당시 모습. AP 연합뉴스

'테이트-라비안카' 살인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레슬리 반 휴튼의 21세 당시 모습. AP 연합뉴스

'20세기 최악의 살인마' 찰스 맨슨(1934~2017)의 추종자 집단인 '맨슨 패밀리'가 53년 만에 처음으로 풀려났다. 맨슨 패밀리의 흉악 범죄가 다시 회자되면서 미국 사회에선 불안함과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폴란스키 감독 아내 샤론 테이트 16차례나 찔러

1970년 1급 살인혐의로 기소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출석한 '20세기 최악의 살인마' 찰스 맨슨.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1970년 1급 살인혐의로 기소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출석한 '20세기 최악의 살인마' 찰스 맨슨.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살인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캘리포니아주에서 복역 중이던 레슬리 반 휴튼(73)이 이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처음 붙잡혔을 당시 19세였던 반 휴튼은 73세 노인이 돼 사회에 나왔다. 그는 최대 3년의 가석방 기간을 갖게 되고, 1년 후 가석방 지속 여부 심사를 받게 된다. 그는 현재 임시 거주시설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19세였던 반 휴튼은 당시 사이비 교주인 맨슨을 추종해 맨슨 패밀리로 활동했다. 1934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맨슨은 반전ㆍ히피문화가 절정이던 1960년대 중반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사교집단을 조직해 잔혹한 살인극을 교사했다. 반 휴튼도 그의 살인극에 가담했다.

1969년 8월 8일 맨슨의 지시를 받은 반 휴튼 등 추종자 4명은 유명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로스앤젤레스 자택에 침입해 임신 8개월째이던 폴란스키의 아내 샤론 테이트(당시 26세) 등 5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배우로 활동 중이던 테이트는 뱃속의 태아만이라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악명 높은 '맨슨 패밀리' 일당은 이를 무시하고 16번이나 테이트를 찔러 살해했다.

테이트는 범행 대상도 아니었다. 경찰 조사결과 맨슨은 자신의 음반을 내는 것을 거부한 음반제작자에게 앙심을 품고 그의 집 주소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도록 맨슨 패밀리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음박 제작자는 이미 이사를 간 후였다. 대신 집을 빌려 살고 있던 테이트와 같이 모임을 했던 5명의 무고한 목숨이 희생됐다.

당시 폴란스키 감독은 영화 제작을 위해 영국 런던에 있었고, 배우 스티브 맥퀸과 음악계의 거장 퀸시 존스도 다른 일정 때문에 모임에 나가지 못해 화를 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맨슨 패밀리는 이튿날 대형 식료품상 레노 라비안카 부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등 이 지역 일대에서 최소 9건의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후 맨슨의 엽기적인 행각도 드러났다. 전과 10범인 그는 자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던 100여 명의 사람들에게 수시로 인종 전쟁을 벌이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하는 인종차별주의자였다. 자신을 따르는 젊은 여성들을 인근 도시로 보내 돈 많은 남성을 유혹해 그들의 근거지로 끌어들이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한다. 사람을 꼬드기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희대의 사이코패스이자 사이비 교주였던 셈이다. 하지만, 두 건의 살인 사건은 지시만 했을 뿐 실제 범행에 가담하진 않았다.

맨슨은 옥중 자연사... 공범 중 1명도 사망

찰스 맨슨의 추종자인 레슬리 반 휴튼(맨 오른쪽)이 지난해 6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여성교도소에서 열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캘리포니아=AP 연합뉴스

찰스 맨슨의 추종자인 레슬리 반 휴튼(맨 오른쪽)이 지난해 6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여성교도소에서 열린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캘리포니아=AP 연합뉴스

맨슨은 1971년 일급살인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듬해 캘리포니아주가 사형제를 일시 폐지해 종신형으로 감형돼 교도소에 수감됐다. 맨슨은 옥중 결혼을 하는 등 기행을 이어가다 2017년 83세로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반 휴튼의 공범 찰스 왓슨과 패트리샤 크렌윙클은 10여 차례 가석방 신청을 거부당했고, 수잔 앳킨스는 2009년 감옥에서 죽었다.

사건에 유명 인사들이 등장하고 맨슨과 추종자들의 엽기적인 행각 덕분에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들의 사건은 수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다. 가장 유명한 건 2019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이 영화감독인 쿠엔틴 타란티노는 영화에서 실제와 달리, ‘맨슨 패밀리’ 일당이 살인을 저지르지 못하고 처참하게 응징 당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어 희생자들을 애도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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