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하천 범람 이어지면서 피해 속출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주·부여 문화재 피해도
17일까지 최대 300㎜ 더 예보...추가 피해 우려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간 대전·충남지역에 평균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마을 주민이 매몰돼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당국이 17일까지 충청권에 300㎜ 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오후 7시 현재 대전· 충남지역에선 호우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4일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선 산사태로 4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하지만 80대와 70대 노부부는 결국 숨졌고, 60대 여성은 중상을 입어 대전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노부부의 손자인 20대 남성은 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후 5시 34분쯤에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봉재저수지 물넘이 인근에서 A씨(77)가 실종됐다. A씨는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아들을 찾아가던 중 미끄러져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틀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A씨는 아직 찾지 못했다.
15일 오전 7시쯤에는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한 주택을 토사가 덮치면서 6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오후 4시 13분쯤에는 충남 공주시 옥룡동 침수 현장에서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공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6분쯤 옥룡동 농협하나로마트인근 CC(폐쇄회로)TV 영상에 한 남성이 물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발견한 관제요원이 즉시 119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다. 이 남성은 하지만 1시간여 뒤인 오후 4시 13분께 옥룡동네거리 부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대전에서는 15일 하루 동안만 60건이 넘는 각종 호우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서구 가수원동과 원정동에선 물이 차오르면서 운전자가 차량 밖으로 나오지 못하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유성구 자운동 등 5곳에서 토사가 유출됐다. 시는 비상대응 3단계를 유지하면서 10개반 35명으로 예찰 인력을 투입해 산비탈과 경사면, 지하차도 등 위험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충남에선 지난 3일 간 사망 4명, 부상 2명, 실종 1명 등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공주와 보령 등 10개 시·군 주민 474명이 옹벽 축대 위험과 산사태 등의 위험에 따라 일시 대피했다. 도로 유실과 건물 침수 등 공공 및 사유시설 피해도 총 64건 발생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지구'중 한 곳이자 사적인 공주 공산성의 만하루(누각)가 침수됐다. 또 다른 누각인 공산정 인근에선 성벽 일부가 유실됐고, 서쪽에 있는 문루인 금서루 하단에서도 토사가 유출됐다.
공주 석장리 유적은 발굴지가 침수됐고, 석장리박물관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백제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여 있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는 일부 지역 토사가 유실됐고, 공주 수촌리 고분군에서는 일부 경사진 면이 무너져 내렸다.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 왕릉급 무덤이 있는 부여 왕릉원 서쪽 고분군 가운데 2호 무덤 일부도 유실됐다.
도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둔치주차장 21곳, 하천변 산책로 30곳 등 85곳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산사태 취약·우려지역 137곳, 하천변 산책로 108곳, 급경사지 40곳 등 인명피해우려지역 439개소에 대해서도 집중 예찰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