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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순직한 아들이 돌아왔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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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순직한 아들이 돌아왔다 "엄마 보고 싶었어요"

입력
2023.07.0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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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AI 기술로 순직한 고 박인철 소령 복원
얼굴과 표정·입 모양까지 생전 모습과 똑같아
국방홍보원 국방TV, 박 소령 부활 과정 등 공개

국방홍보원 국방TV가 5일 공개한 '그날 군대 이야기 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프로그램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고 박인철 소령의 모습을 보고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이 눈물 짓고 있다. 국방TV 캡처

국방홍보원 국방TV가 5일 공개한 '그날 군대 이야기 고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 프로그램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고 박인철 소령의 모습을 보고 어머니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이 눈물 짓고 있다. 국방TV 캡처

“엄마 보고 싶었어요.”

환하게 웃으며 모니터에 등장한 아들의 모습에 이준신 보훈휴양원장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들은 2007년 야간비행 임무 수행 중 순직한 고 박인철(공사 52기) 소령이다. 16년 만에 가상 인간(디지털 휴먼)으로 되살아난 아들은 얼굴과 표정, 입 모양까지 생전과 똑같았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전투기 KF-16 조종사였던 박 소령은 2007년 7월 서해안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사고로 순직했다. 1984년 3월 훈련 중 순직한 아버지, 고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의 뒤를 이어 전투기 조종사가 된 지 불과 50여 일 만이었다.

16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물일곱 살 그대로인 아들은 “조종 훈련을 받으면서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엄마도 잘 아시잖아요. 엄마가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따뜻한 안부를 전했다. 이어 “원하던 일을 해서 여한이 없어요”라며 눈물 흘리는 이 원장을 다독였다. 모자 간 대화는 10여 분 간 이어졌다. 이 원장은 "인철이가 짧게 엄마 곁에 있다가 갔지만 엄마 아들로 같이해줘서 행복하고 고마웠어”라고 못다한 말을 꺼냈다. 아들은 "사랑해요, 엄마"라고 답했다.

평생을 그리워한 아들과의 만남은 국방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박 소령의 복원을 추진하면서 성사됐다. 국방부가 AI를 활용해 순직한 장병을 복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 6개월의 제작기간이 걸렸다. 이 원장은 "예전에 한 남자가 가상 공간에서 죽은 아내와 만나는 모습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도 우리 인철이를 저렇게라도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박 소령과 삼총사였던 52기 동기 김상훈ㆍ이두원 중령도 오랜 친구와 재회했다. 이 중령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정말 인철이가 부르는 것 같아 실제로 만난 것 같았다”고 했다. 김 중령은 “인철이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진심을 다했던 군인이었다”며 “지금도 대한민국 모든 군인들은 인철이와 같은 마음으로 헌신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국방홍보원 국방TV는 박 소령의 부활 과정과 사연을 담은 영상을 5일 공개했다. 국방부 정신전력문화정책과 이선미 중령은 “임무 중 전사하거나 순직하신 장병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호국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예우를 표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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