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日 수산물 전체 수입금지 입법 검토"...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총공세

5일 긴급 의원총회 이어 규탄대회
6일엔 의원 전원 국회서 밤샘 농성
당 일각 "대안 없이 반대만"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5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최종보고서 발표 다음 날인 5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와 규탄대회를 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그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활동이 주로 장외 집회를 통해 이뤄졌다면, 당분간은 정책 마련과 입법을 포함한 원내에서의 저지 활동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날 의총 직후 당 차원의 방류 저지 결의문을 발표한 데 이어 6일엔 소속의원 전원이 국회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다. IAEA 보고서를 근거로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판단, 방류 시 일본산 수산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입 금지 입법을 검토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

野 "IAEA 최종보고서, 방류 근거 될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긴급 의총에서 "아무리 좋은 포장지로 포장해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100% 대한민국의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것이 일본의 각본대로 흘러가는데도 우리 정부는 완전 무대책"이라며 "국민이 반대하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보고서에서 'IAEA와 회원국은 보고서를 인용한 결과에 따라 나타나는 것들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했다"며 "일본이 결정하고 일본이 책임자다, 우리는 그냥 일본 편을 들어준 것이라는 얘기"라고 거들었다.

의총 직후엔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일본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 즉각 시행 등을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아울러 6일 소속 의원 전원이 국회에서 철야농성에 나선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인접국 동의 없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일본산 수산물 전체를 수입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검토하고 어업 종사자에 대한 피해 구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후쿠시마를 포함한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민주당은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고 안전성 검증을 철저히 진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야 4당 연대와 함께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의원모임을 조직해 국제사회와 연대를 모색한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내대책단은 기자회견에서 보고서 내용을 조목조목 짚으며 "방류를 정당화하기에 부족하고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다핵종제거설비(ALPS) 성능 검증 없이 도쿄전력의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한 점 △해양생태계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검토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왼쪽 네 번째)와 박광온 원내대표(왼쪽 다섯 번째)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내부에서는 '대안 없는 반대' 대한 우려도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대응이 강경 투쟁 일변도로 흐르는 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여론의 호응을 얻기 위해선 보다 실효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무작정 단식하고 철야농성을 한다고 (저지) 되는 게 아니다"라며 "국제사회에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실질적인 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