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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에 거세당했다" 풀려난 우크라이나 포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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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에 거세당했다" 풀려난 우크라이나 포로 증언

입력
2023.06.20 12:10
수정
2023.06.20 19:03
0 0

우크라이나 20대 군인 2명 치료한 전문가 전해
지난해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포로 거세 영상 유포되기도

영국 선데이타임스 트위터 캡처

영국 선데이타임스 트위터 캡처

러시아군에게 거세당했다는 우크라이나군 포로의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에도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군인 포로들을 거세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된 데 이어 또다시 야만적인 행위가 드러난 것이다.

영국 주간 선데이타임스는 러시아에 억류됐다가 양국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우크라이나군의 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전문 심리상담사 안젤리카 야첸코(41·여)를 인터뷰해 지난 1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수용소에서 각각 1개월, 3개월간 생활한 25세, 28세 우크라이나 군인 2명을 상담한 야첸코는 "피해 남성들이 처음 자신을 만나고 한 달간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입조차 떼지 못했다"며 "이후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렇게 끔찍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 화장실에 가서 울고 또 울었다"고 말했다.

피해 남성의 진술에 따르면 술에 취한 러시아군은 자신들을 심하게 구타한 뒤 "네가 아이를 가질 수 없도록 하겠다"라며 칼로 거세했다. 야첸코는 "피해자 중 한 명은 '당시 피가 너무 많이 나와 죽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어떻게 아직 살아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존엄성은 너무 심하게 훼손됐다"며 "비단 신체뿐 아니라 그들은 막 성생활을 시작한 젊은 남성으로,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여전히 성적 욕구 등은 느끼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또 거세된 28세 남성은 "전장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고, 여성이 없는 데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전투 복귀를 주장했다고 한다. 야첸코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러시아인들을 죽이고 싶은 동시에 자신의 삶은 가치가 없다고 비관해 본인이 죽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피해자의 심리를 분석했다.

야첸코는 또 "피해 군인들이 '러시아군인들은 방법을 아는 듯 아주 능숙하게 거세했다'고 말했고, 저도 군인을 치료하는 동료에게서 많은 사례를 전해 들었다"며 거세당한 포로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선데이타임스는 피해자들의 삶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면서 "점령지에서 러시아인에게 강간당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국제적인 분노와 도움은 널리 퍼져 있는 데 반해 점령되거나 감금된 남성과 소년에 대한 성적 폭력에 대한 관심은 훨씬 덜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병원장 "러군 거세하라" 명령했다 논란 일자 취소·사과

2022년 9월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이 공개한 사진에서 포로 교환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주로 돌아온 군인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체르니히우(우크라이나)=로이터 연합뉴스

2022년 9월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이 공개한 사진에서 포로 교환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주로 돌아온 군인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체르니히우(우크라이나)=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이 같은 만행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러시아군이 포로로 잡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거세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우크라이나는 수세에 몰렸던 지난해 3월 최전선에서 의료 봉사를 하는 우크라이나 의사가 "러시아군을 거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사과한 바 있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전쟁지역에 있는 병원 원장 게나디 드루젠코(49)는 자국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병원 의사들에게 생포된 러시아 군인들을 거세하라고 했다"며 "(과거에) 만약 누군가 다치면 그 사람은 나에게 더 이상 적이 아니라 환자였지만, 지금 그들(러시아군 포로)은 사람이 아니라 바퀴벌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뷰 영상이 논란이 되자 유튜브 측은 해당 영상을 차단했고, 드루젠코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무도 거세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며 "우리는 생명을 구하고 있다. 그냥 (화난)감정들이었다"고 사과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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