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만 '5054만 원' 가능
그조차 우대금리 3개 만족해야
최종금리 곧 공개… "기본금리 높여야"
'청년층 목돈 마련'을 목표로 15일 출시 예정인 '청년도약계좌'의 잠정 최대 지급금이 5,000만 원을 넘어섰다. 최대 6.5%인 적금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고려하면 시판 중인 적금상품과 비교해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각종 우대 조건 등이 까다롭게 설정된 탓에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목돈 5,000만 원'을 모을 수 있는 청년은 소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들의 금리가 1차 공개된 현재 '5,000만 원' 달성이 가능한 은행은 최고금리로 6.5%를 제시한 기업은행이 유일하다. 만약 정부 지원금(기여금)을 최대로 받고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에서 월 70만 원을 납입하면, 5년 만기 시 최대 5,054만 원을 모을 수 있다. 같은 조건으로 5대(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에 가입하면 최대 금액은 4,997만 원으로 축소된다.
올해 출시 예정 은행 11곳 중 오직 한 곳만 목표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그것조차 전제 조건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난도는 더욱 올라간다. 우선 각 은행별 우대금리를 모두 받으려면 많게는 5개에 달하는 항목을 모조리 충족해야 한다. 그나마 조건이 괜찮은 기업은행의 경우에도 △급여 이체 △공과금 정기 이체 △카드 이용 △신규 주택청약 △첫 고객&마케팅 동의 등 5개 항목 중 3개를 만족해야 한다.
게다가 지난 문재인 정권 때 출시된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하면, 전체 금리에서 우대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 청년희망적금은 기본금리 5%에 우대금리 0.2~1%를 제공했는데, 청년도약계좌는 기본금리 3.5%·4.5%에 우대금리 1.5~2%를 제공한다. 비록 합산값은 청년도약계좌가 높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공통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기본금리가 낮아지면서 사실상 우대금리가 전체 금리를 좌우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평균 우대금리(1.8%)의 절반만 받는다고 가정하면 5대 시중은행의 만기 시 최대 금액은 4,911만 원까지 축소된다.
3년 후 변동금리로 바뀐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총 5년 만기로, 3년 고정금리·2년 변동금리로 구성된다. 변동금리는 해당 시점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하기로 했는데, 가산금리 1%를 제시한 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0%를 제시했다.
소득 요건 역시 주요 변수다. 정부가 매월 제공하는 기여금(0원~2만4,000원)과 소득 우대금리(0.5%) 적용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총급여 7,500만 원 이하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총급여 '2,400만 원 이하'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기여금이 올라가는 구조다. 마지막 구간인 '6,000만 원 초과~7,500만 원 이하'는 기여금 혜택이 없고 비과세 혜택만 주어진다. 소득 우대금리 적용 조건 역시 △총급여 2,400만 원 이하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되는 종합소득 1,600만 원 이하 △연말정산한 사업소득 1,600만 원 이하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다만 최종 금리 수준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최종 금리 수준에 따라 각 은행별 최대 지급금 역시 바뀔 수 있다. 당국은 "금리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원론적 반응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론 예상보다 낮은 금리 수준에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다수 청년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우대금리 조건을 줄이고, 기본금리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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