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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앞마당’ 쿠바에 도청 기지 세우나…비밀 합의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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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앞마당’ 쿠바에 도청 기지 세우나…비밀 합의 이뤄

입력
2023.06.08 22:06
수정
2023.06.0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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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서 “남동부 전역 도청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미국 본토와 가까워 앞마당 격인 쿠바에 ‘도청 기지’를 건설하기로 쿠바와 비밀리에 합의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자금난에 빠진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쿠바에 도청 기지를 세우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불과 약 100마일(약 160㎞) 떨어져 있어, 중국 정보기관은 군사 기지가 대거 몰린 미 남동부 전역의 전자통신 수집은 물론 미국 선박의 통행도 감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SJ은 “미국 앞마당에 첨단 군사 및 정보 능력을 갖춘 중국 기지 건설은 전례 없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도청 기지 예정지나 실제 건설에 착수했는지 등의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WSJ에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중국이 이 반구(서반구)를 포함해 군사적 목적이 있을 수 있는 전 세계 인프라에 투자하려고 노력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와 역내, 그리고 전 세계에서 안보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과 쿠바 대사관은 WSJ의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도 중국 인근에서 군사·정보 활동을 하고 있다’며 쿠바 기지 건설을 정당화할 기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안정을 이유로 남중국해 상공과 대만해협에서 군사·정찰 활동을 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선임연구원 크레이그 싱글턴은 “쿠바 도청 시설은 중국이 미국의 앞마당에서도 같은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기지는 중국의 광범위한 국방 전략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신호이자, 일종의 ‘게임 체인저’”라며 “쿠바를 선택한 건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평가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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