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산...2차 공판에 안고 나와
검찰, 피해아동 부검 사진 공개해
초등학생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계모가 수감 중 출산한 아이를 데리고 법정에 출석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43)씨는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류호중) 심리로 8일 열린 2차 공판에 아이를 안은 채 출석했다. A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아이가 보챌 때마다 쓰다듬으며 달랬다. 임신한 상태에서 구속 기소된 그는 지난 4월 13일 첫 재판 당시 변호인을 통해 "5월 20일 출산이 예정돼 있다"며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A씨 의붓아들 B(12)군의 부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B군의 팔과 다리, 몸통 등 온몸에 멍이 든 모습이 담겼다. 뾰족한 물체에 찔린 듯한 흔적도 다수 나왔다. 회음부에선 엄지손톱 크기의 딱지가, 입안 곳곳에선 화상 흔적이 발견됐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외력에 의한) 손상이 쌓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첫 공판에서 A씨는 "살해하려는 마음이 없었고 (사망을) 미처 예견하지 못했다"며 학대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그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나머지 혐의는 인정했다.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A씨 남편 B(40)씨도 상습아동학대 혐의는 인정했으나,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는 일부 부인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올해 2월 7일까지 11개월간 인천 남동구 논현동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C(12)군을 50차례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친부인 B씨도 2021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들을 15차례 학대하고 아내 A씨의 학대를 알고도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유산을 하자 그 책임을 C군에게 돌리면서 본격적 학대를 시작했다. 올해 1월 말 C군이 입에 화상을 입어 음식을 먹지 못하는 등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학대 강도를 높였다. 2월 4일 물건을 훔쳤다는 이유로 C군을 알루미늄 선반받침용 봉으로 때렸고 다음날 16시간 동안 책상 의자에 수건과 커튼끈으로 묶어놓았다. 같은 날 방에서 동생들 세뱃돈 등이 나왔다는 이유로 폭행하고 다시 2시간 동안 책상 의자에 묶어뒀다.
C군은 학대로 인해 몸 곳곳에서 내부 출혈이 발생했지만 A씨는 지켜만 봤다. 그는 2월 7일 오후 1시쯤 자신의 팔을 붙잡고 사과하는 C군을 양손으로 밀쳐 넘어뜨렸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C군은 결국 숨졌다. 사인은 내부 출혈로 인한 쇼크였다. 성장기인 C군의 몸무게는 장기간 학대와 방임으로 2021년 12월 38㎏에서 사망 전 29.5㎏로 8.5kg 감소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