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견 北 직원 가족 실종
현지 경찰, 실종자 전단 배포
"비행기편 재개 전 탈북 가능성"
러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의 가족이 사라져 북한 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일단 실종 사건으로 보고 있지만 탈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러 국경이 재개방되면 대거 귀국해야 할 상황에 처한 북한 외교관과 노동자 중 상당수가 망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김금순(43)씨와 박권주(15)군은 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종적을 감췄다. 김씨와 박군은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관에 파견된 무역대표부 직원 박모(62)씨의 아내와 아들로 알려졌다. 남편만 쏙 빼놓고 모자가 사라진 것이다.
이들은 실종 당일 택시를 탄 뒤 총영사관에서 멀지 않은 넵스카야 거리에서 내린 직후 연락이 끊겼다. 당시 휴대폰은 갖고 있지 않았다. 북한 총영사관 측은 러시아 당국에 신고했다. 남편은 아내, 아들과 함께 움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실종자 수배 전단을 배포하며 두 사람을 찾아 나섰다. 전단에는 두 사람의 사진과 함께 '행방을 알고 있다면 경찰에 신고해 달라'는 문구가 적혔다.
러시아 사정에 밝은 북한 전문가들은 김씨 모자가 탈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러시아 경찰을 통해 급히 수배 전단을 뿌린 것도 블라디보스토크를 빠져나가기 전에 붙잡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북한 외교관과 노동자, 장기 해외생활 하며 불만 쌓여"
특히 코로나19 탓에 닫혔던 북러 국경이 조만간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년간 운행 중단됐던 블라디보스토크~평양 간 항공편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현지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한 외교관과 노동자 등은 3년 넘게 해외 생활을 하며 북한 밖 정보를 많이 알게 됐고, 정부 통제 등에 대한 불만이 쌓였다”면서 "이 때문에 탈북을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1~12월에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9명이 집단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에 체류 중인 북한 국적자는 2만 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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