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발달 시 통계적으로 남부지방 강수↑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예측 어려워
지난해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당했는데 올여름 강수 전망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기상청을 비롯해 전 세계 기상 관련 기관들은 잇따라 한반도에 비가 많이 온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6일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3개월(6~8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을 가능성이 80%에 달한다. 이달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 더 많을 확률이 30%이고 7월은 각각 40%, 40%다. 8월은 비슷할 확률 50%, 더 많을 확률 30%다.
호주·캐나다 등 외국 기관들이 제공한 기후예측모델에서도 올여름 한반도에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은 34~47%다. 이달은 34%지만 7, 8월에는 각각 47%, 43%로 높아진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APCC) 역시 6~8월 한반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수 증가 예측이 나오는 이유로는 최근 열대지방에서 발달하고 있는 엘니뇨가 꼽힌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 엘니뇨인데, 이 경우 통계적으로 한반도는 7, 8월 남부지방에 강수량이 늘었다. 1982년 이후 엘니뇨는 한반도에 12번 영향을 미쳤고 7개 연도는 남부지방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았다.
무엇보다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 변동성이 커진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엘니뇨가 지구의 정상적인 기후시스템에 의한 자연현상이라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이상 상승한 것은 인위적인 변화다.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엘니뇨까지 겹치면 예측이 어려운 이상 폭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만 해도 지난달 29일 전북 군산시에는 하루 143.7㎜의 비가 쏟아져 1968년 해당 지역 관측 이래 가장 많은 5월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같은 달 1일 제주 서귀포시에도 하루 동안 268.2㎜ 폭우가 내려 5월 일강수량 극값(일정 기간 최대 강수량)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난해 서울에 시간당 최대 141.5㎜의 폭우가 쏟아졌는데, 이런 집중호우가 점점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여름 통계적으로는 남부지방에 비가 많이 올 전망이지만 중부지방에도 극단적인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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