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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서 하늘길로… 첨단산업도시 구미, '글로벌 장대높이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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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서 하늘길로… 첨단산업도시 구미, '글로벌 장대높이뛰기'

입력
2023.06.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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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신공항까지 10분… 물류 '날개'
50년 노하우 전자·첨단산업도시 비상
반도체 소재부품기업 무려 359개
세계적 반도체특화단지 자리매김
주거환경개선 등 생활인프라 확충
살고 싶은 도시 구미 만들기 잰걸음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산업용지와 반도체 산업의 필수인 풍부한 공업용수도 갖추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구미시 제공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산업용지와 반도체 산업의 필수인 풍부한 공업용수도 갖추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구미시 제공

“낙동강에서 펼쳐진 구미의 산업 역사를 이제는 하늘에서 펼쳐나가겠습니다.”

길이 열리면 사람과 물자가 모이고,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기 마련이다. 낙동강에 배가 뜬 이후의 역사였고, 경부고속도로가 놓인 뒤 구미가 경험한 역사였다.

경북 구미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좋은 교통 입지로 성장한 도시인만큼 신공항을 중심으로 교통과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신공항의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신공한 중심의 광역경제권을 형성하는 공항복합도시로 탈바꿈해나갈 계획”이라면서 “내륙 최대 산업단지와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공항과 연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지원도시의 기능을 확충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북 구미에서 열린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체계 구축 업무협약’과 지방정부 주도의 인재양성 협력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최근 경북 구미에서 열린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체계 구축 업무협약’과 지방정부 주도의 인재양성 협력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통합신공항 관련 교통 인프라 구축 심혈

‘10분 내로’. 구미 시청에 가면 직원들에게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노랫말이 아니다. 현재 구미국가5산단은 통합신공항 후보지와 불과 10km 거리에 있어 10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구미시는 통합신공항과 관련해 교통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국토교통부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구미-군위 간 고속도로 건설, 김천JC~낙동JC 중부내륙고속도로 확장 사업이 반영되었다. 통합신공항 개항에 맞춰 고속도로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구미-군위 고속도로 건설은 연장 24.9km, 사업비 1조 5,46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연결되어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입주 기업들의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철길 확충 계획도 빠트릴 수 없다. 대구·경북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노선은 서대구에서 구미, 신공항, 의성까지 이어지는 복선전철 66.8km에 2조 44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설한다. 2021년에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및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사전타당성 용역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

대구·경북 광역철도가 개통되면 경북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내륙 최대 수출단지인 구미의 물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올해 2월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기획재정부로 제출한 문경에서 김천에 이르는 중부내륙선 전철사업 예비타당성 보고서에 따르면 수서에서 동대구까지 KTX-이음(속도 250km/h)이 편도 7회, 왕복14회로 계획되어 있다. 문경, 김천, 동대구 구간이 2030년에 완료되면 수서에서 동대구까지 KTX-이음이 운행되면서 구미역 정차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미역에서 김천역까지 고속화를 위한 선형개량사업과 김천~구미~신공항~의성을 잇는 동서횡단철도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로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대구ᐧ경북신공항 접근교통망 계획(안). 구미시 제공

대구ᐧ경북신공항 접근교통망 계획(안). 구미시 제공


50년 노하우 쌓인 첨단 산업 도시

구미의 강점은 산업적 전통이다. 1969년 박정희 대통령 정부가 구미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 뒤로 전자, 반도체, 첨단 소재 관련 기업들이 대거 유입돼 산업도시로 성장했다. 50년간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도시가 바로 구미다.

1~4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어 가동 중이며 반도체, 휴대폰, LCD, 디스플레이 등을 비롯하여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소재, 광학 의료기기,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까지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1~3국가산업단지의 경우 노후산단 재생사업 추진을 통해 도로정비, 공원, 녹지, 주차장 등 노후된 기반시설을 정비하여 입주기업의 산업입지 기능 향상 및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한 분야 외에 2022년 하반기부터 신공항과 연계한 일반산업단지 선점에도 힘을 쓰고 있다. 신공항과 연계해 100만㎡ 규모의 일반산업단지 조성으로 제조,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기업들을 유치, 대규모 물류거점 도시 및 첨단산업 도시로 부상한다는 복안이다. 구미시 측은 조성이 완료되면 기존 구미국가산업단지, 농공단지와 연계해 내륙 최대 산업단지와 다양한 인프라를 통해 공항과 연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 구미가 공항경제권 중심도시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특화단지 최적화 도시 구미

구미시의 가장 큰 강점은 반도체다. 구미시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과 관련해 수도권이 반도체특화단지 선두주자인 것이 사실이나 구미국가산업단지도 특화단지로 지정할 당위성과 명분은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기반시설, 관련기업의 집적화, 지역 주력산업과의 연계성에 인재확보까지 특화단지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10km 거리로 물류경쟁력 확보가 확실시되는 것은 물론 50년 전통의 첨단산업 특화지역인 만큼 반도체산업 핵심 요소인 산업단지 부지, 풍부한 공업용수,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어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고순도 공업용수와 안정적인 전력망도 갖췄다.

여기에 구미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부품기업 359개사가 있다. 반도체 칩 생산에 필요한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기지로써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런 강점은 기업들이 먼저 알아봤다. 최근 SK실트론을 비롯한 반도체 관련 대기업이 잇달아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체계 구축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지방정부 주도의 인재양성 협력 체결 후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최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체계 구축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지방정부 주도의 인재양성 협력 체결 후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10년간 반도체 인력만 2만 양성 가능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있어 가장 시급한 일은 인재양성이다. 구미시는 이 대목에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미시는 3월 27일 DGIST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계약학과 개설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반도체 핵심 인력 15만 명 양성에 합류했다. 삼성전자와 DIGIST의 반도체 계약학과 설치로 지방 학생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 비수도권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구미시가 전력 중인 특화단지 유치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IGIST는 연간 30명을 5년에 걸쳐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삼성전자는 장학금 지원과 취업을 보장한다.

또한 경북대와 삼성전자가 지방대로는 처음으로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학년부터 학부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을 논의 중이다. 경북대에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되면 지방대학 중 산업체와 연계한 반도체 계약학과는 경북대가 사실상 첫 사례가 된다. 이와 함께 금오공대와 영남대도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 및 특성화대학 지정 신청을 추진하고 있고, 지난해 구미시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반도체산업 발전 및 인재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재양성 계획이 여실하게 실행되면 10년간 반도체 전문인력 2만 명 양성이 가능해진다.

여기해 더해 항공산업 및 관련 서비스업 등 수요증대에 대응해 일자리 플랫폼을 구축, 미래 항공관련 전문인력 양성, 전문연구․교육기관 유치 등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살기 좋은 도시, 살고 싶은 구미 만들기 프로젝트

도시는 산업 측면에서는 생산기지지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이다. 구미는 매력적인 삶의 터전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미역 일원을 비롯해 선주원남동, 금오시장 일원 이렇게 3개소의 도시재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이어 선산 재생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원도심과 공단 재생으로 일자리 창출과 상권 활성화, 주거환경 개선 및 생활인프라 확충으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신공항 배후도시로서 구미가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낙동강체육공원 편의시설 확충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구미시 낙동강체육공원은 2.11㎢의 대규모 면적 이점을 살려 구미시 각종 대규모 행사 개최지로 각광 받고 있으며, 여름철 물놀이장, 겨울철 눈썰매장, 연중 구미캠핑장을 운영하여 체험형 여가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의 쉼터인 낙동강체육공원 환경을 서너 단계 업그레이드해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켜 구미시민의 주거환경 개선뿐 아니라 지역관광 활성화를 꿰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대대적인 도심 도로 교통망을 개선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상습정체 구간, 출퇴근 시간 교통난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송림네거리, 사곡오거리, 구미고네거리, 원지평로네거리 일원에 입체교차로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부터 추진 중인 송림네거리 입체교차로 설치사업은 향후 5산단 진입도로 준공 후 원호지구, 괴평·송림지구 공동주택들의 입주가 시작되면 증가하는 교통수요에 대응할 수 있어 입체교차로의 효용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미=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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