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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별미 ‘냉 메밀국수’, 한방으로 볼 땐 어떨까?

입력
2023.06.0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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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완연한 여름 날씨다. 더위가 본격화되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차가운 면 음식을 자주 찾게 된다. 이때 냉면과 함께 거론되는 양대 산맥 메뉴가 메밀국수다. 메밀의 함경도 방언인 ‘모밀’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음식이다.

다양한 종류의 메밀국수 중에서도 육수에 간 무와 대파를 듬뿍 얹어 고추냉이(와사비)와 곁들여 먹는 일본식 소바인 ‘냉 메밀국수’가 단연 인기다. 여름철 더운 날씨 속 시원하면서도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별미인 냉 메밀국수의 효능을 알아본다.

먼저 냉 메밀국수의 주 재료인 메밀은 생명력이 굉장히 뛰어난 식재료다. 차가운 기운을 가지고 있어 척박한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한의학 고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메밀은 부기ㆍ염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상체에 몰려 있는 기운을 내려주는 하기(下氣) 작용을 해 고혈압과 뇌출혈 예방ㆍ완화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메밀은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성인병 예방에 알맞다. 통풍을 유발하는 퓨린 함량이 낮고 항산화 성분인 루틴이 풍부해 혈관 건강에도 좋다.

차가운 성질의 면에 비해 육수는 따뜻한 특성을 가진 재료들이 주를 이룬다. 육수는 일본식 간장인 ‘쯔유’ 국물에 기호에 따라 간 무ㆍ대파ㆍ고추냉이를 넣어 먹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간장을 구성하는 콩과 소금 성질이 따뜻할 뿐만 아니라 첨가되는 대파와 고추냉이도 매운 맛으로 양기를 북돋아 위장의 소화력을 촉진하고 입맛이 떨어지는 더운 여름날 식욕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함께 넣는 간 무도 갈증을 해소하고 속을 풀어준다.

왕오호 목동자생한방병원장은 “냉 메밀국수에 곁들이는 대파와 고추냉이는 특히 여름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대파와 고추냉이에는 각각 알리신과 시니그린이 함유돼 알싸한 매운맛을 내는데 두 성분 모두 인체 내에서 강력한 항균 작용을 하는 만큼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자칫 떨어질 수 있는 면역력 관리에 좋다”고 했다.

하지만 냉 메밀국수를 즐기는 데 있어 주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냉 메밀국수가 국물을 포함한 면 요리인 만큼 달달하면서도 짭짤한 육수를 무의식 중에 너무 많이 마시게 될 수 있어서다.

이는 나트륨 및 당 성분을 과다 섭취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갈증을 불러 다량의 물을 마시게 만든다. 인체에 수분이 갑자기 증가하면 체내 전해질 농도를 낮추고 혈액량이 많아져 심장에 부담을 주므로 국물을 마실 때는 의도적으로라도 섭취량을 조절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냉 메밀국수의 곁들임 메뉴로 ‘돈가스’도 큰 인기다. 시원한 면발과 육수를 즐기는 중간마다 바삭하고 따뜻한 돈가스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이에 메밀국수 전문 음식점에서는 으레 돈가스 메뉴를 같이 판매하곤 한다.

동의보감은 돼지고기는 혈관과 근육의 강화를 도와 기운을 돋우고 소화 장애를 치료한다고 언급했다. 두 음식의 조합은 맛 뿐만 아니라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비슷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를 이룬다.

메밀과 돼지고기 모두 풍부한 비타민B 복합체를 함유해 피로감 회복, 세포대사 활성화, 소화 기능 향상 등에 탁월하다.

왕오호 원장은 “메밀과 돼지고기는 모두 찬 성질 음식이지만 체내 열기를 낮춰주기에 더운 여름과 매우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며 “만약 평소 배나 손발 온도가 낮아 여름철에도 소화 장애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체질이라면 덜 먹거나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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