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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작품 구입 의향" 13%에 그쳐, 콘텐츠 만족도는 높아

입력
2023.06.03 04:30
수정
2023.06.04 12: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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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인공지능 사용 경험 및 에술 분야에서의 활용 전망


2023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단어 중 하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이다. 투자은행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인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는 출시 두 달 만인 2023년 1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는 텔레그램(61개월), 인스타그램(30개월), 틱톡(9개월)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이다. 구글 또한 지난달 11일 ‘바드(Bard)’를 공개하며 대화형 AI시장에 본격 가세했다.

인간의 질문에 답을 찾아 보여주고 요구사항에 맞는 글을 작성해 주는 챗GPT뿐만 아니라 시, 그림, 동영상, 음악 등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예술 분야 진출을 반기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4월 21~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경험과 예술 분야에서의 활용 전망을 확인했다.

대화형 인공지능 사용 경험 36%, 출시 시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아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성인남녀 중 36%가 챗GPT로 대표되는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대화형 AI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해 본 사람보다는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아직은 더 많고, 구글 어시스턴트나 애플 시리 등 음성인식비서(71%) 및 챗봇(57%)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보다도 그 수가 적다. 그러나 챗GPT가 정식으로 출시된 지 넉 달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의 조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숫자가 적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했을 뿐, 폭넓게 증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의 다른 첨단기술 제품 이용 경험과 마찬가지로, 대화형 AI 사용 경험도 기술 접근성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18~29세에서는 절반인 49%가 사용 경험이 있는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26%만이 사용해 본 적이 있다. 나이뿐만 아니라 학력에 따른 편차도 크며(고졸 이하 26%, 대학 재학 이상 46%),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도 작지 않다(월평균 가구소득 300만 원 미만 24%, 300만~600만 원 38%, 600만 원 이상 47%). 주부(24%) 및 무직·퇴직자(25%)의 사용 경험률은 사무·관리·전문직(46%) 및 학생(59%)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화형 AI가 내놓은 결과물에 61%가 ‘만족스럽다’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를 넘어 실생활에 활용할 목적으로 대화형 AI를 사용해 본 사람도 적지 않다. 대화형 AI 사용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절반(52%)이 실생활에 활용할 목적으로 대화형 AI를 사용했다.

대화형 AI가 내놓은 콘텐츠(결과물)에 대한 평가 또한 긍정적이다. 사용 경험자 중 61%가 대화형 AI가 내놓은 콘텐츠(결과물)가 만족스럽다는 의견이다. 이는 음성인식비서 사용자의 만족도(71%)보다는 낮지만, 챗봇 사용자의 만족도(50%)보다는 높은 것이다.

실생활에 활용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평가 또한 긍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대화형 AI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요긴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접근성에 따른 사용 격차를 어떻게 줄여 나갈지가 관건이다.

인공지능보다는 사람이 만든 예술작품이 더 나을 것이라는 의견 다수

생성형 AI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바로 예술 분야이다. 아직 사용자 수가 많지 않고 인지도 또한 높다고는 볼 수 없으나, 사람의 지시사항을 반영해 음악을 만들어주는 작곡 인공지능, 그림을 그려주는 그림제작 인공지능, 이미지를 합성하거나 영상 클립을 만들어주는 영상제작 인공지능 플랫폼이 이미 등장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챗GPT 등을 활용해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을 만드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졌던 다양한 예술활동에까지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일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인공지능이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이 이를 향유하며 즐기는 날이 머지않은 것일까?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우선,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예술작품의 수준에 의구심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람들에게 주는 감동(사람의 작품이 낫다 64%, 인공지능의 작품이 낫다 7%), 작품의 독창성(사람의 작품이 낫다 58%, 인공지능의 작품이 낫다 12%), 전반적인 작품성(사람의 작품이 낫다 56%, 인공지능의 작품이 낫다 15%),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의 수준(사람의 작품이 낫다 55%, 인공지능의 작품이 낫다 15%), 작품의 표현력과 내용 전달력(사람의 작품이 낫다 54%, 인공지능의 작품이 낫다 17%) 모두 사람이 만든 예술작품이 더 낫다는 의견이다. 테크닉 등 기술적인 수준에서만 인공지능의 작품이 더 낫다는 의견(53%)이 사람의 작품이 더 낫다는 의견(23%)을 앞설 뿐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이 사람의 그것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인 상황이다.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을 돈 주고 구입할 의향 있다, 13%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의 가치 또한 높게 보지 않는다.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이나 소설, 에세이, 음악 등 예술작품을 돈을 주고 구입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10명 중 7명(70%)은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을 돈 주고 살 만한 가치가 없다로 평가한다.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을 인식 수준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 본조사에서는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다. 인공지능 그림제작 플랫폼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활용해 풍경화를 하나 제작했다. 이 그림을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정보 없이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감동, 작품성, 소장가치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게 했다. 평가를 마친 직후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설명과 함께 앞서 보여준 그림을 다시 보여주고, 동일한 방식으로 다시 평가하게 했다.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정보를 알기 전과 후, 평가에는 차이가 있을까? 인공지능의 작품임을 알기 전 사람들의 평가는 10점 만점에 감동 4.6점, 작품성 5.4점, 소장가치 3.7점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작품임을 알고 난 후 평가는 감동 4.3점, 작품성 4.9점, 소장가치 3.7점이었다. 감동은 0.3점, 작품성은 0.5점이 떨어졌고 소장가치는 변함이 없는 결과이다. 감동 및 작품성 평가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지금 보고 있는 그림을 인공지능이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되니, 이전보다 감동도 떨어지고 작품성도 좋지 않게 보는 것이다. 비록 그림 한 점에 한정한 실험이기는 하나, 인공지능 예술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아 보인다.


"인공지능 예술작품 증가 우려" 44%

이렇듯 인공지능 예술작품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보니,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의 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전체 성인남녀 중 44%가 인공지능이 만든 예술작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답해, 기대감이 크다는 의견(12%)보다 많다(어느 쪽도 아니다 44%). 20·30대 젊은 층, 고학력, 고소득층 등 인공지능 기술 접근성이 높은 계층에서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 플랫폼의 등장과 확산은 인공지능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예술작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확인되듯,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분명 존재한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무형의 가치 창출로도 이어질까? 심리적인 장벽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이동한 한국리서치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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