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다음 달 11일 사이 발사" 통보
우리 정부가 예상한 시점보다 다소 빨라
한반도 긴장 고조 "7월에는 열병식" 전망
정부 "강행하면 응분 대가 감수해야 할 것"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두고 뜸 들여온 북한이 늦어도 다음 달 11일까지는 위성을 쏴 올리겠다고 공표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에 성공하자 마음이 급해진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정전 협정일·7월 27일) 70주년을 앞두고 정찰위성을 쏴 올린 뒤 대대적으로 선전해 체제 결속을 꾀하려 할 공산이 크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29일 북한 당국으로부터 오는 31일 0시부터 다음 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본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역 항행구역 조정국으로 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받으면 이를 고시하는 역할을 한다.
위성의 잔해물은 서해 2곳과 필리핀 동쪽 해상 1곳 등 총 3곳에 낙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쏴 올리게 된다면 2016년 2월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의 발사다. 정확한 발사일은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한국과의 '우주 경쟁'에 밀린다고 의식한 듯… "생각처럼 준비 안 돼"
'6월 초 위성 발사' 계획은 우리 정부가 예상한 시점보다는 약 한 달쯤 빠르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즉각적인 행동을 하려는 정보는 없다"며 "하반기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르면 7월쯤 발사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또 위성 발사 준비 때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감안해도 다소 서두르는 감이 있다. 위성과 발사체를 조립해 완성체를 만들고, 이를 발사장으로 옮겨 발사대 위에 세우는 데 보통 4주는 걸리기 때문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 이때부터 바로 준비했어도 6월 10일 이후에나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이 'D데이'를 서둘러 잡은 건 누리호 발사 성공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찰위성 발사가 더 늦어지면 우리와의 '우주 경쟁'에서 밀린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우리 군 안팎에서는 누리호 기술을 현재 개발 중인 초소형 군사위성 발사 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우리가 군 정찰위성 체계를 빨리 갖춰 가는 데 대한 불안감이 크다"면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누리호보다 먼저 쏘거나 최소한 같은 시기에 발사하려 했을 텐데 준비가 생각처럼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상, 발사체 등 낙하 가능성에 '파괴조치 명령'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버튼을 누르게 되면 한반도의 긴장은 다시 고조될 수밖에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위성 발사 뒤 6월 상순 예정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성과를 과시하고, 정전 협정일(전승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려는 게 북한의 계획일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대내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꾀하고,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바빠졌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본다. 위성 발사 때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후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관련 동향을 논의했다. 또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소위 '위성 발사'는 어떠한 구실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끝내 강행한다면 응분의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도 비상이 걸렸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장관은 자국 영역에 발사체나 잔해물이 낙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 제공, 관계국과의 협력 등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발사체가 규슈 남부의 난세이 제도 등 자국 영역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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