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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 점령한 '노또장' 노범수 "올해 전관왕 도전, 최종 목표는 이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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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 점령한 '노또장' 노범수 "올해 전관왕 도전, 최종 목표는 이태현"

입력
2023.05.26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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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개 대회 태백급 모두 석권
나가면 우승하자 '노범수 또 장사 했네'
"이태현 교수님의 40회 우승 넘고 싶어"

모래판에 '노또장'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태백급 최강자 노범수(울주군청)가 22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세리머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범수는 이달까지 치러진 올해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대한씨름협회 제공

모래판에 '노또장'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태백급 최강자 노범수(울주군청)가 22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세리머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범수는 이달까지 치러진 올해 4개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대한씨름협회 제공

최근 모래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 중 하나는 ‘노또장’이다. ‘노범수 또 장사 했네’라는 의미다.

경량급 씨름의 최강자 노범수(25·울주군청)가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2019년 울산대 재학 시절 스포츠 예능프로그램 ‘씨름의 희열’로 얼굴을 알린 노범수는 이듬해 민속 씨름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황소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데뷔 첫해 4관왕, 이듬해 5관왕, 지난해 6관왕을 달성했다. 올해도 이달까지 치러진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벌써 4관왕을 차지했다. 태백급(80㎏ 이하) 18회, 금강급(90㎏ 이하) 1회 총 19회 장사 타이틀을 휩쓸었다.

훈훈한 외모와 화려한 기술로 씨름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노범수는 22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계속 우승하고 있으니까 ‘노또장’이 맞는 말이긴 하다”며 웃은 뒤 “이대진 감독님과 팀 선배들이 끌어주고, 좋은 팀 분위기에서 운동을 하고 있어 결과도 잘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태백급은 노범수 천하다. 주 무기 잡채기를 비롯해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하고, 계속 우승 맛을 보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씨름 지능 역시 좋아 순간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노범수는 “씨름의 희열에 출연할 때는 그저 대학교에서 잘하는 선수였을 뿐”이라며 “이렇게까지 민속씨름 무대에서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승률 100%지만 방심은 없다. 태백급 7회 우승에 빛나는 문준석과 4회 우승자 허선행(이상 수원특례시청)은 노범수의 경쟁자다. 한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예들도 견제 대상이다. 노범수는 “항상 자신감은 넘치지만 높은 자리에서 금방 떨어질 수도 있다”며 “후배들이 나보다 열심히 운동을 하니까 나도 더 따라가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노범수가 20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보은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씨름협회 제공

노범수가 20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보은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씨름협회 제공

‘씨름 천재’라는 시선에 대해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샅바를 잡았지만 또래들보다 체구가 작고 실력도 뒤처졌다. 아무리 운동을 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아 눈물을 쏟은 날도 많았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씨름을 아예 접으려고까지 했다.

하지만 자신을 따라 씨름을 시작한 동생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부쩍 컸다. 대학교 선수들과 연습하며 한두 판씩 이기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마침내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을 맛봤다. 노범수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정말 더 간절하게 운동했다”고 털어놨다.

첫 목표였던 소속팀 이진형 코치의 태백급 우승 기록(8회)을 훌쩍 넘어선 그는 더 큰 꿈을 품고 있다. 한 차례만 더 우승하면 임태혁(수원특례시청)이 보유한 현역 최다 타이틀(20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내친김에 이태현 용인대 교수의 최다 우승 기록(40회)까지 바라본다.

포효하고 있는 노범수. 대한씨름협회 제공

포효하고 있는 노범수. 대한씨름협회 제공

노범수는 “아무도 민속씨름 대회 시즌 전관왕을 차지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올해 예정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민속씨름은 예전보다 장사 대회가 늘어 한 해 열 차례나 열린다. 그는 “원래 목표를 크게 잡기도 하고,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며 “이태현 교수님의 기록은 군대 가기 전에 다 채우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못 하면 제대 후에도 기량을 잘 유지해 매년 한두 번씩 우승하면 된다. 이 때문에 매 순간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름은 워낙 격렬한 운동이라 부상 위험이 크고, 체력 부담도 뒤따른다. 그는 “아직까지 한 번도 크게 다친 적이 없다”면서도 “아, 맞다. 고기를 구워 먹다가 다리에 화상을 입어 한 달간 치료하느라 대회에 한 번 못 나간 적은 있다”고 멋쩍게 웃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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