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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만으론 힘든 기후위기 극복... 첨단기술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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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만으론 힘든 기후위기 극복... 첨단기술로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23.05.25 16:10
수정
2023.05.25 16:3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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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산업국제박람회 부산 벡스코서
과기부가 운영하는 기후기술관 맛보기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이 지속된다면, 지구 온도는 2040년이 되기 전에 1.5도 이상 상승할 것이다. 그 원인은 바로 인간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전 세계 국가들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 일상생활에서 1.5도 차는 미미할 수 있지만, 지구라는 큰 환경에서 1.5도는 기상 이변을 가져올 수 있는 막대한 차이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극한 고온 현상이 8.6배 늘고 집중호우나 가뭄은 최고 2배 잦아진다. 기후 변화가 생물 멸종을 가속화해 결국 지구 생태계가 모조리 파괴되리라는 어두운 전망도 적지 않다.

이런 우려에도 기후 변화 시계는 점차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1.5도 상승을 2100년까지로 늦추자는 게 2015년 파리협약의 골자였지만, 2018년 IPCC 보고서에선 2052년으로 당겨졌고, 최근 보고서에선 2040년으로 다가왔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연구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이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연구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탄소배출 없이 문명이 존속할 수 없는 현실에서, 지금처럼 살면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한 답을 과학기술에서 찾고자 한다.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설한 '기후기술관'은 기후변화에 대한 국내 연구진의 노력과 고민이 녹아 있다. 이찬영 과기정통부 기후환경대응팀장은 "미래 변화를 과학기술로 대응하기 위한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동안 국내 기관이 확보한 기술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가는 식으로 기후기술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질문①: 화석연료 패러다임의 대전환은 가능한가?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기술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의 기술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제로를 향해: 에너지, 자원에서 혁신으로'라는 주제로 마련된 에너지관에서는 국내에서 개발한 저탄소 에너지 분야의 성과를 볼 수 있다. 우선 청정 자원으로 무한에 가까운 발전이 가능해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 분야에서 한국은 선진국에 견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는 1억 도 이상의 플라스마를 30초 이상 유지하며 핵융합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도 정부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는 분야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차세대 소재) 태양전지는 효율 26.08%를 달성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태양전지 효율이 최고 23% 수준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우주태양광발전 선행시스템 1호의 기술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우주태양광발전 선행시스템 1호의 기술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지표보다 햇빛이 10배 이상 강한 대기권 상단에서 태양광 발전을 한 뒤, 전기를 지구로 송출하는 '한국형 우주태양광 발전위성' 개발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50m 전방의 움직이는 표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전력을 전달하는 4.8킬로와트급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전력을 지표까지 전송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질문②: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만으로 가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저에너지 소비형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저에너지 소비형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탄소 포집·저장·활용을 의미하는 CCUS관은 탄소 중립이 탄소 감축만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발전 및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을 적극적으로 수집해 대체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저에너지 소비형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테스트하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 기술은 해외 기술보다 10~15% 비용이 저렴해 시멘트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작업 등에 이미 상당 부분 상용화하였다. 이 밖에 CCUS관에는 △산업 폐가스를 활용해 생분해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기술(서강대) △재생에너지 이용 그린수소 생산기술(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물탄산화 설비(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최신 기술이 소개된다.

질문③: 기후변화 본격화, 우리 미래는 안전한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기후예측 및 인공강수 기술에 대한 연구 성과가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기후예측 및 인공강수 기술에 대한 연구 성과가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기후기술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이 밖에도 기후·환경관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 지구 극한기상 및 기후변화 예측 시스템과 더불어 태양광 기반 수질정화, 인공강수 등 기후·환경 분야의 최신 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날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선 과기정통부가 개최한 '기후미래포럼'도 진행됐다. 포럼에선 스위 칭 탄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등 국제 산학연 전문가가 참석해 기후기술 분야의 최신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기술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정부는 2021년 국제사회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7.8%인 구조에서 저탄소 경제‧사회로 전환하기엔 기술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존에 없던 혁신적 탄소중립 기술을 개발·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공동기획=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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