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평균 시간당 임금 총액이 전년 대비 14.4%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올랐지만, 그만큼 양극화 현상도 심화됐다. 고용 형태별, 규모별, 성별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는데, 특히 남성 정규직 근로자와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격차는 2배에 가까웠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고소득층 소득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6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시간당 임금 총액은 2만2,651원으로 전년 동월(1만 9,806원) 대비 14.4% 증가했다. 시간당 임금 총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임금 총액 자체가 상승한 이유도 있지만, 월력상 근로일수가 전년 대비 2일 감소한 영향이 컸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간당 임금 총액 상승률은 정규직 15%, 비정규직 11.3%로 코로나 회복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같은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양극화로 인한 격차는 더욱 커졌다.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총액은 2만4,409원이었지만 비정규직은 1만7,233원이었다. 고용부는 "정규직 시간당 임금 총액을 100으로 보면 지난해 6월 비정규직 임금 수준은 70.6%에 불과했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차이가 좁혀졌는데 코로나를 지나면서 다시 격차가 벌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차이도 커졌다. 300인 이상 기업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3만7,783원이었는데 300인 미만 중소기업 정규직은 57.6%인 2만1,758원을,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3.7%인 1만6,520원을 받는 데 그쳤다. 고용부는 지난해 대기업에서 성과급 등 특별급여 지급을 확대하면서 중소기업과의 차이가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녀 임금 격차도 여전했다. 지난해 남성의 시간당 정액급여는 2만2,828원이었지만 여성은 73.5%에 불과한 1만6,773원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세분하면 남성 정규직이 2만3,755원을 벌 때 여성 비정규직은 1만4,361원을 버는 데 그쳤다. 같은 비정규직만 놓고 봐도 남성(1만9,903원)에 비해 여성(1만4,588원)의 시간당 임금 총액이 낮았다.
이 밖에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받는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6.9%였다.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상위 20% 평균임금 상승률(8.3%)이 하위 20% 평균임금 상승률(5.8%)보다 컸기 때문이다. 다만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5년 연속 20% 이하에 머물고 있어 과거에 비하면 줄어든 편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분배지표 악화는 코로나 기간산업구조가 소프트웨어와 연구개발 중심으로 바뀌면서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업 등 임금 수준이 높은 산업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라며 "분배지표가 개선되는 경우는 2018년과 같이 최저임금 상승률이 높거나, 5분위 고소득층 특별급여 지급 수준이 감소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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