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RE100 완성, 친환경·고효율 '수상태양광 발전'에 달렸다

입력
2023.05.23 19:00
25면
0 0
유승훈
유승훈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족 국가이면서도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이슈를 에너지 경제학의 관점에서 점검해본다.

경기 화성시 멱우저수지 수상태양광 발전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화성시 멱우저수지 수상태양광 발전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충분한 재생에너지 발전에 부족한 육상부지
세계 1위 밀집도 댐 수면 이용하면 문제 해결
어류 서식처 제공 등 생태계 활성화 효과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태양광 또는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애플과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된 제품만 납품받는 이른바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충분한 활용 여부가 무역장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RE100 수요 대응 등을 위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7% 수준의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까지 21.6%로 확대하면서, 지난 정부보다 보급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국토이용률로 인해, 태양광 발전소를 늘릴 만한 육상의 적지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런데 지난 3월 말 흥미로운 발전사업 하나가 전기위원회에서 허가되었다. 바로 경북 안동시에 입지한 임하댐 상류 저수지의 물 위에 태양광 패널을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수상태양광 사업이었다. 수상태양광은 육상이 아니라 댐이나 저수지의 수면에 설치되는 친환경 발전시설로, 전 세계 용량의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할 임하댐 수상태양광 발전소의 용량은 45㎿로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대략 2만 가구의 6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량은 무려 소나무 963만 그루에 해당한다. 현재는 작년에 준공된 합천댐 수상태양광 발전소의 용량이 41.5㎿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우리는 수상태양광 발전을 늦게 시작했지만,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단숨에 세계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특히 합천댐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서부발전의 합작으로 지어졌는데, 댐 인근 지역 주민도 총 사업비 767억 원 중 약 4%에 해당하는 31억 원을 부담하는 형태로 수용성을 확보했다.

이러한 주민 참여형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는 주민에게 배분됨으로써 지역주민 소득 창출에 기여한다. 임하댐 수상태양광 발전소도 지역주민이 총사업비의 7%인 50억 원을 투자하고 수익금을 챙기는 구조다. 따라서 수상태양광 사업은 댐 수면의 활용도를 제고하고, 전기 생산 및 온실가스 감축도 꾀하면서 지역주민과 이익도 공유하는 꿩 먹고 알 먹기이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한 육상의 적지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해법으로 농지와 산림의 활용이 제안되기도 한다. 하지만, 농지 활용은 식량 안보를 이유로, 산림 활용은 산사태 방지를 이유로 반대가 만만치 않다. 반면에 댐의 수면 활용은 이런 이슈로부터 자유로우며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도울 수 있다. 게다가 수상태양광 발전은 저수지의 수상 생태계에 별다른 환경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수상 전용 태양광 모듈에는 중금속이 없으며 방수가 완벽하기에 내용물이 수상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특히 수상태양광의 시설물 하부는 어류 서식처 기능을 제공하여 어류 개체수가 증가하는 효과까지 발생한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한편 수상태양광은 수면의 냉각 효과로 인해 육상태양광보다 효율이 5%가량 더 높아 발전량이 늘어나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없지는 않다. 각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결국 수도권으로 운송되어야 하는데 전력망은 이미 포화되어 있어서, 여차하면 생산된 전기를 버려야 한다.

따라서 수상태양광 발전소의 운영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와 전력망 운영주체인 한국전력공사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토 면적이 좁지만 우리나라의 댐 개수는 1만8,000개로 세계 7위이며 댐 밀집도는 세계 1위다. 댐의 수면을 활용하여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 학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