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에서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LIV 골프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켑카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파70·7,380야드)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총상금 1,7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4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가 된 켑카는 공동 2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스코티 셰플러(미국·이상 7언더파 273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315만 달러(약 41억8,000만원)다.
이번 우승으로 켑카는 PGA 투어 통산 9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6월 LIV 골프로 이적한 켑카가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21년 2월 피닉스오픈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특히 켑카는 메이저대회에서만 5승째를 올렸고, 그 중 PGA 챔피언십에서 3승(2018·2019·2023년)을 거둬 강한 면모를 재확인했다. 다른 메이저 2승은 2017년과 2018년 US오픈에서 기록했다.
'메이저대회 5승'은 켑카를 포함해 역대 20명만 지닌 대기록이다.
켑카의 이번 우승은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 소속 선수로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최초의 사례이기도 하다.
LIV 골프가 출범한 이후 PGA 투어와 대립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앞선 세 차례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한 적이 없는데, 켑카가 '메이저 사냥꾼' 면모를 되살리며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켑카의 우승으로 PGA 챔피언십의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LIV 소속 선수가 들어 올리는 상징적인 장면도 남게 됐다.
한 타 차 선두로 호블란과 같은 조에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켑카는 초반 2∼4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리며 지난달 마스터스 준우승의 아쉬움을 떨쳐내려는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6∼7번 홀 연속 보기로 전반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쳤고, 호블란도 전반 한 타를 줄이며 켑카의 한 타 차 리드가 이어졌다.
켑카는 12번 홀(파4)에서 3m가량의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두 타 차로 벌렸으나 다음 홀(파5)에서 호블란이 버디로 응수하며 접전이 이어졌다.
켑카는 13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다음 샷이 홀을 3m 정도 지나가며 위기를 맞았지만, 어렵게 파를 지켜내 선두를 유지했다.
여기에 두 조 앞에서 경기한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4번 홀(파4)까지 4타를 줄이며 켑카에게 두 타 차로 따라붙어 우승의 향방을 쉽게 점칠 수 없었다.
하지만 켑카와 호블란이 14번 홀에서 나란히 버디를 써내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졌고, 16번 홀(파4)에서 켑카가 쐐기를 박았다.
호블란이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고전하다 네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며 더블보기를 적어냈고, 켑카는 홀 1m 남짓한 곳에 붙이는 완벽한 두 번째 샷으로 버디를 써내 순식간에 4타 차를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호블란은 마지막 18번 홀(파4) 버디로 셰플러와 공동 2위를 만들며 마친 것에 만족해야 했다.
LIV 소속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캠 데이비스(호주), 커트 기타야마(미국)와 공동 4위(3언더파 277타)에 올랐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7위(2언더파 278타)로 마쳤다.
한국 선수 중에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이경훈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한 타를 줄이며 공동 29위(5오버파 285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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