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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는 '빛의 속도'로 진화한다

입력
2023.05.26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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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 종이비행기의 날

가장 오래된 비행 역사를 지닌 종이비행기는 지금도 '빛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pixabay 사진

가장 오래된 비행 역사를 지닌 종이비행기는 지금도 '빛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pixabay 사진

2012년 2월, 미국의 전직 풋볼 선수 조 아유브(Joe Ayoob, 1984~)가 종이비행기 최장 비행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 레바논계 이민자로 어릴 때부터 종이비행기와 한 몸처럼 지냈다는 그는 종이접기 디자이너 존 콜린스가 '특수 설계 제작'한 종이비행기로 69.14m를 날려 종전 기록(63.19m, 2003년)을 무려 6m나 늘렸다. 그는 “이 작고 연약한 비행기에 필요한 것은 힘과 균형, 제어력의 절묘한 조화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던 그의 기록은 10년 만인 2022년 4월, 말레이시아계 에어버스 설계 엔지니어와 한국인 두 사람(77m)에 의해 무참히 깨졌다. 그리고 불과 1년 뒤인 지난 4월 미국 보잉사 시스템 엔지니어 등 3명이 무려 88m를 기록,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종이비행기는 종이를 만든 고대 중국인들이 처음 만들고, 일본인들이 지금 형태로 개량했다고 알려져 있다. 라이트 형제가 동력비행기를 설계하면서 종이비행기와 글라이더로 항공역학을 연구한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앞서 르네상스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하늘을 나는 기계의 개념도를 노트에 남겼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이 종이비행기의 진보에 헌신했다. 멀리 오래 날기 위해서는 공기 저항을 최대한 적게 받아야 하고, 직선 항로를 흔들림 없이 날아야 한다. ‘첨단’ 역학과 공학이 전제돼야 하고, 아유브의 말처럼, 던지는 기술 즉 적절한 힘과 섬세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그 균형감각은 근육뿐 아니라 마음, 즉 결정적인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의 정신력으로 지탱된다. 그 모든 지혜와 에너지가 하나로 모여 종이비행기는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의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종이비행이 애호가들은 라이트 형제가 자신들의 ‘플라이어(The Flyer)’로 처음 동력비행에 성공한 날(1933년 5월 26일)을 ‘종이비행기의 날’로 기억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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