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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찾아오는 손발저림, 혈액순환 문제보다 신경계 이상으로 주로 발생

입력
2023.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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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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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가 일어나면 다리가 저리는 현상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래서 손발이 저리면 흔히들 ‘혈액순환이 안 돼서 그렇다’ 혹은 ‘나이 들면서 으레 생기는 증상이겠지’라고 하면서 참고 넘어갈 때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손발저림은 혈액순환장애라기보다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며, 이 증상들은 모호하고 주관적일 때가 많아 증상만으로는 객관적인 의학적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분할 수 있다. 중추신경계인 뇌ㆍ척수는 우리 몸의 여러 감각 기관들로 들어온 신경 신호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말초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각 기관을 연결하는 일종의 전달망 역할을 한다.

중추신경계 이상도 손발 저림을 유발할 수 있지만 말초신경계는 온몸에 분포돼 있기에 말초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손발 저림 발생 빈도가 훨씬 높다.

말초신경계 이상이 발생하면 저림이 흔히 나타나며 ‘쑤신다, 화끈거린다, 감각이 둔하다, 남의 살 같다,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 등의 불쾌한 감각 증상을 함께 동반하기도 한다.

양쪽에서 동시에 대칭적으로 나타날 때가 많지만 발끝ㆍ손바닥ㆍ종아리 등 국소부위에서만 발현되거나 몸통 및 팔다리 근위부에 발생하기도 한다.

말초신경병의 원인은 척추 추간판탈출증ㆍ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신경 압박ㆍ외상 등의 외부적 요인이 흔하고, 당뇨병ㆍ콩팥병ㆍ갑상선 질환ㆍ과음ㆍ비타민 결핍 등에 의한 경우도 많다.

말초신경병은 정확한 원인을 찾아 해결하면 대부분 쉽게 증상이 조절되거나 진행을 예방할 수 있지만 급성으로 발병하거나 진행 속도가 빠를 때에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회복되지 않거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말초신경병 진단에는 신경 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 등의 신경 생리 검사가 주로 시행된다. 두 검사 모두 신경과 근육에 약한 전류를 흘려 보내 거기서 얻어지는 파형을 분석하는 검사로, 정확한 신경 병변 위치 파악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 밖에 의심되는 원인에 따라 혈액검사ㆍ자율신경 기능 검사ㆍ신경 초음파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형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상당수 손발저림은 말초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지만, 이를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전문의와 상담과 검사로 정확히 진단하는 게 필요하다”며 “손발 저릿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계속 방치하면 통증이 심해지거나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때도 많으므로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길 권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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