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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공천 예비군이 100명이라는데

입력
2023.05.18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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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법무부 장관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과천=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날 법무부 장관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과천=뉴스1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10개월여 앞두고 국민의힘이 뒤숭숭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이고, 김남국 의원의 100억 원대 코인 논란 등 야권발 악재가 잇따르는 데도 좀처럼 웃지 못한다. 검사들이 대거 ‘낙하산 공천’을 받을 것이란 얘기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서다. 현역 의원들은 낙천에 대한 불안감도 불안감이지만, 물갈이 대상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원팀으로 뭉쳐도 차기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검사 공천이라느니 어떠니 하는 시중 괴담은 근거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을 그었지만, ‘낙하산 공천설’은 가라앉지 않았다. 적게는 30명 많게는 50명 이상의 검찰 출신 인사가 공천을 받을 것이란 얘기가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선 당시 검찰 출신 특보단이 100명 가까이 됐다는 점을 들어, ‘검찰 공천 예비군’이 100명은 족히 될 거란 말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21대 국회의원 115명에 육박하는 숫자다.

여권에선 특히 대통령실 주진우 법률비서관·이원모 인사비서관·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 ‘검사 출신 3인방’ 출마설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기류다.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 중에서도 핵심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기 전부터 대선 실무를 준비해 정권 창출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비서관급이지만 지금도 윤 대통령과 수시로 격의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 비서관은 부산 수영·경남 진주가 지역구로 거론된다. 이원모 비서관도 출마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출마 예상 지역이 험지라면 모를까,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확실시되는 텃밭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검사 3인방 거취가 검사 낙하산 공천이 현실화할지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야 국무위원으로 이미 정치인이지만 이들의 출마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여권에선 이들의 출마가 유권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오히려 ‘검찰 공화국’이라는 프레임이 덧씌워질 것을 우려한다. 공천 파동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더 크다. 대통령실이 노골적으로 공천에 개입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청와대 공천개입 논란으로 참패했던 19대 총선 당시 공천에 관여했던 여권 인사는 “청와대가 꼬리표를 붙여 내려 보냈다는 공천 명단이 처음에는 십여 명에 불과했는데, 논의를 거듭할수록 자꾸 늘어났다”며 시중에 나도는 ‘낙하산 공천설’의 싹을 서둘러 자르지 못한다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권에선 18대 국회에서 81석까지 쪼그라들었던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차지하며 원내 1당으로 도약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들 한다. 민주당은 당시 친노무현계 좌장 격인 이해찬 전 총리와 ‘586세대’를 대표하던 정청래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국민적 비호감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당시 대표 최측근 3인방인 이호철·양정철·윤건영의 불출마도 이끌어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자기희생 없이는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다”며 “변화와 쇄신을 주도하지 못한다면 결국 청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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