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본서 K팝 시스템 통해 데뷔한 보이그룹 디엑스틴
13일 '케이콘 재팬 2023'서 대규모 무대 처음 올라
“빅뱅과 방탄소년단(BTS)을 보면서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내 신인 가수가 아닌 일본의 신인 보이밴드 디엑스틴(DXTEEN)의 멤버 히라모토 겐이 지난 12일 ‘케이콘 재팬 2023’이 열린 일본 치바현 치바시 컨벤션 센터 마쿠하리 멧세에서 만나 밝힌 데뷔 동기다. 이들의 등장은 K팝과 J팝의 융합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12~15일 사흘간 총 12만 명의 관객이 모인 이번 케이콘에선 디엑스틴 외에도 이들과 같은 소속사인 JO1, INI 그리고 JYP엔터테인먼트와 소니뮤직재팬이 합작한 니쥬, 하이브의 엔팀 등 K팝의 DNA로 제작된 여러 일본 아이돌 그룹이 무대에 올라 현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디엑스틴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과 일본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이 합작 설립한 라포네엔터테인먼트가 JO1, INI에 이어 3번째로 배출한 일본 보이밴드다. 지난 3월 데뷔곡 ‘브랜드 뉴 데이’를 내놓고 이달 10일 데뷔 음반 발매와 함께 정식 데뷔했다. JO1, INI가 일본 TV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재팬’을 통해 결성된 것과 달리 디엑스틴은 라포네의 연습생 제도인 ‘라포네 보이즈’를 통해 탄생했다.
평균 연령 19세인 여섯 멤버는 데뷔 전 한국에서 1년간 합숙생활을 하며 K팝식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 일종의 한국 유학을 통해 한국의 방식으로 실력을 키운 뒤 일본에서 데뷔한 방식. J팝에선 드문 방식이지만 어릴 때부터 K팝과 함께 성장한 이들에겐 거부감이 없는 듯했다. 멤버들의 부모들도 모두 한국에서의 연습생 과정을 응원했다고 한다. 팀의 리더인 다니구치 다이치는 K팝에 대해 알게 되면서 한국식 연습생 제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는 일본 가수들을 보면서 자랐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한국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K팝에 대해 궁금해 알아봤더니 K팝 가수들은 어릴 때부터 연습생 제도를 통해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한국 합숙 기간 “일본 음식을 먹을 수 없어 힘들었다”면서도 가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단다. 데라오 고신은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지 않고 고민도 마음에 담아두는 편이었는데 멤버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여섯 멤버는 출신 지역도 모두 다르고 성향도 다르지만 K팝을 좋아하며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니구치는 빅뱅과 NCT, 오쿠보 나루는 워너원, 데라오 고신과 후쿠다 아유타는 세븐틴, 다나카 쇼타로는 트레져를 좋아한다고 했다.
디엑스틴은 친근한 이미지와 선율을 강조한 음악에 중점을 두며 일본 내 K팝 팬들뿐만 아니라 기존 J팝 팬들도 공략하고 있다. ‘브랜드 뉴 데이’는 10일 발매 직후 일본 오리콘 차트 싱글 부문 일간 차트 4위, 주간 차트 5위까지 올랐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케이콘에서 첫 대규모 공연장 무대에 선 이들은 이달 말 도쿄에서 JO1, INI와 합동 공연을 하고 내달 일본 드림콘서트 무대에도 선다.
디엑스틴의 우선 목표는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오쿠보)이다. 다니구치는 “언젠가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다”고 했다. 돔 공연장 무대에 단독으로 서겠다는 꿈도 있다. “콘서트 투어를 조만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돔은 좀처럼 쉽지 않으니까 8년 후? 아니, 5년 내에 꼭 이루고 싶어요.”(오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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