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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환경 변화의 중심축은 ‘에너지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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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환경 변화의 중심축은 ‘에너지산업’

입력
2023.05.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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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 에 숨이 가쁘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침체 상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무역분쟁에서 시작된 미·중 간 경제패권 대결구도는 이제 세계 경제권을 양분하고 있는 양상이다. 총성 없는 경제전쟁의 전개 방향과 그것이 가져올 새로운 시장 환경의 실체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이런 역동적인 경제환경 변화과정에서 핵심적인 변화 축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선 주요 국가들은 자유무역 원칙과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기반에서 자국의 이익과 이를 위한 연대 로 국가관계를 전환하고 있고, 경제 실리에 따른 합종연횡을 일삼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 우호관계가 국가 실리에 따라 급변할 수 있음을 방증한다. 미국의 IRA법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EU 및 주요 국가의 대응 전략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중단 및 위협으로 야기된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 문제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해 온 EU 국가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높은 에너지가격과 에너지 수급 불안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경제 운영을 위협받는 국가들에게는 안보 문제로도 파급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세계 경제가 당면한 기후위기는 국제경제 질서와 규범을 보다 근원적으로 재정립하고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온실가스 감축 대응을 위한 국제적 공조는 이제 구속력 있는 제약(EU CBAM 등)으로 실현되고 있으며, 저탄소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이행을 위한 시장규제(화석연료 자동차 판매규제 등) 일정표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가인 우리나라도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자급도와 에너지 시스템의 청정화를 실현하면서 지속적인 경제·산업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혜안이 절실해지고 있다.

세계 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서 감축 의무를 이행하기 버거운 점은 이해될 수 있으나,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국가·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이 글로벌 경제환경 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는 한편, 에너지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함을 주문해 본다.

화석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위해서 신재생에너지 공급 역량 확충, 원전의 적정 역할 제고를 위한 기술적 요건 확보,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에너지원의 조기 개발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단시간 내에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대폭 감축해야 하는 필요성을 고려할 때, 현재 설계된 정책 수단은 기술적·재원적 한계로 인해 감축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이에 기존 에너지산업 및 신규 산업이 배출할 수 밖에 없는 온실가스의 처리 및 이용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산업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탄소저감 분야에서 기업의 연구개발과 실증활동 지원을 지속해야 할 것이며, 기존 에너지산업과 신규 에너지산업 진출자는 무엇보다 저탄소 에너지 기술에 기반한 에너지 공급 역량 개발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저탄소 에너지 기술은 기후위기 대응에 핵심요소로 인지되고 있으며, 심화되는 무역장벽 극복, 에너지산업의 비교우위 지속성 확보 차원에서 촌각을 다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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