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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나온 엄마 앞에서..." 수원 우회전 사고에 "사거리 횡단보도 위치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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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나온 엄마 앞에서..." 수원 우회전 사고에 "사거리 횡단보도 위치 바꿔야"

입력
2023.05.11 15:30
수정
2023.05.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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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학년 A군 시내버스 치여 사망
"마중 나왔던 엄마 소리 지르며 달려가"
"횡단보도 위치 사거리에서 멀게 옮겨야"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사거리에 전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사거리에 전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여 사망한 초등학생의 어머니가 사고 당시 길 건너편에 아이를 마중 나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차량 우회전 사고가 잦은 만큼 사거리 횡단보도 위치 변경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목격한 엄마의 슬픔... 추모 발길 이어져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10일 낮 12시 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행정복지센터 앞 사거리에서 인근 초등학교 2학년 A(9)군이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A군은 보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넜지만 시내버스 기사는 “우회전 신호등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연합뉴스가 사고 인근에서 만난 한 목격자는 "아이는 신호에 맞게 제대로 건넜는데 버스가 횡단보도로 계속 밀고 들어오더니 그대로 A군을 쳤다"며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아이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걸 봤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A군 어머니는 횡단보도 건너편에 A군을 마중 나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 옆에는 A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놓고 간 편지와 꽃, 과자와 음료수 등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편지에는 "아가야. 어른들이 너무너무 미안하다", "하늘에서는 마음껏 뛰어놀렴"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곳을 지나며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A군이 사고를 당한 수원의 한 사거리 횡단보도에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과자, 음료수 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A군이 사고를 당한 수원의 한 사거리 횡단보도에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과자, 음료수 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우회전 지점과 먼 곳으로 횡단보도 옮겨야"

사고가 난 교차로 인근에는 대단지 아파트와 초등학교 2곳, 중·고등학교, 어린이집 등이 밀집해 있어 어린이 통행이 잦은 곳이다. 그런데 불과 1㎞ 거리에 버스 차고지가 있어 버스 통행이 잦아 사고 위험성이 높았고, 이에 우회전 신호등도 설치돼 있었다. 그럼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차량 우회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계속되는 만큼 교차로 횡단보도 위치 변경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누리꾼은 “사거리 횡단보도 위치를 바꿔야 한다”며 “보행자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차량) 회전 지점으로부터 20m 이상 간격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교차로에선 우회전하자마자 횡단보도가 있어 운전자가 보행신호나 보행자를 확인하고 즉시 차를 멈추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차량 회전 지점과 횡단보도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지난달부터 ‘우회전 시 일시 정지 의무’ 조치가 시행 중이지만 멈추더라도 사각지대에 있는 보행자까지 보기는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 들어오는 사각지대 보행자는 어떻게 하냐”고 말했고, 다른 누리꾼은 “우회전 시 아무리 확인해도 사각이 있다. 횡단보도를 멀리 옮기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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