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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3개월치 밀리면 계약 해지" 조항에도 강제집행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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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3개월치 밀리면 계약 해지" 조항에도 강제집행 못한 이유는

입력
2023.05.09 12:40
수정
2023.05.0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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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등 밀리자 계약 해지 조건 조정 성립
이후 연체액 석 달치 됐지만 특례기간 적용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연합뉴스

연체액 관련 조정이 성립된 후 또다시 월세와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은 세입자에 대해 건물주가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집행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후 첫 6개월간 연체된 금액은 공제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세입자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고 제기한 청구이의를 받아들여 A씨가 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씨 건물을 보증금 1,500여만 원에 월세 260여만 원, 관리비 월 100만 원으로 임차했다. 이후 월세 납부 등이 계속 밀리자 B씨는 명도소송을 제기했고, 두 사람은 2019년 3월 "연체액 합계가 3개월분에 달하면 임대차계약을 자동해지한다"는 내용의 조정을 맺었다. 조정 성립 때부터 이듬해 9월까지 A씨의 총 연체액이 3,600여 만원에 달하자, A씨는 명도 집행에 나섰다.

A씨는 그러나 B씨와의 계약이 자동해지되지 않았다며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첫날인 2020년 9월 29일부터 6개월간은 코로나19 피해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가 마련한 특례기간으로, 이 기간 동안 밀린 납부액은 강제집행 근거가 되는 연체액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이유였다. A씨는 이에 따라 자신의 연체액을 계산하면 3개월치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사건 쟁점은 A씨가 특례기간에 납부한 1,000만 원의 연체액을 어떤 순서로 충당할지였다. 1, 2심 재판부는 해당 납부액을 특례기간 동안의 연체액인 2,500여만 원보다 특례기간 이전 연체액인 900여만 원에 먼저 충당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900여만 원이 충당되고 남은 100여만 원만이 2,500여만 원에서 충당됐고, 특례기간 연체액은 2,400여만 원이 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이 금액이 고스란히 A씨의 총 연체액 3,600여만 원에서 모두 공제됨에 따라 조정 성립 이후 A씨의 연체액은 3개월치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A씨 승소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임대차보호법의 특례기간 규정은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영업기반 상실의 위험으로부터 임차인을 구제하기 위해 신설된 임시 특례규정이며,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상 변제제공은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연체액 변제에 먼저 충당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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