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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의미있는 감산' 예고, 반도체 시장 올 여름 되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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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의미있는 감산' 예고, 반도체 시장 올 여름 되살아날까

입력
2023.05.01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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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중 보유 재고 감소"에
"최대 25% 감산... 가격 하락 둔화" 기대감

작업자들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생산 라인을 지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작업자들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생산 라인을 지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메모리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1년 가까이 이어진 업황 부진 속에서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7월 이후에는 되살아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수요 부진과 재고 조정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지만 기업들의 적극적 감산이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할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재고가 너무 많이 쌓여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서는 진정한 회복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30일 반도체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적자에 대응해 공격적으로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두 회사는 기업의 생산 전략과 고객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규모를 밝히지는 않지만 증권가는 당초 예상보다도 감산 폭이 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7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중장기 수요 대응에 충분한 물량을 보유한 구형(레거시)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1분기에 시작한 라인 최적화에 추가해 감산 규모가 의미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앞서 26일 SK하이닉스의 콘퍼런스 콜에서 "시장 수요와 수익성에 맞는 탄력적 운영을 위해 재고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여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삼성전자가 '2분기 중 보유 재고 감소'를 예고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8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해 "상반기 중으로 전년 말 대비 20~25% 수준의 웨이퍼 투입량 감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2분기 낸드 생산량이 전년 대비 15% 감소가 전망되고 D램 생산량도 3분기부터 20% 이상 감소될 것"이라고 봤다. 시장에서 25%가 언급되는 것은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 회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생산량 축소 폭이기 때문이다.



"IT기기 수요 위축" 우려 계속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 예측. 그래픽=강준구 기자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 예측. 그래픽=강준구 기자


더 나아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위 업체의 적극적 감산은 고객사들의 심리 변곡점을 형성하기 충분하며 추가적인 메모리 가격의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만 언론에서는 마이크론이 고객사를 대상으로 "현재 시장가 이하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문의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보도를 냈다. 그동안 재고 처리 등을 이유로 손실을 감수해 왔지만 더 이상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분간 눈에 띄는 추세 변동은 힘들다는 반대 예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8일 "공급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생산량을 줄였지만 효과가 있는 (수요 공급) 균형 지점까지 미치지 못했다"면서 2분기 중 D램 계약 가격이 15% 이상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부정적 전망을 냈다. 이 업체는 마이크론의 가격 인하 거부를 두고 "저가용 반도체에 몰려 있고, 재고 수준이 높은 다른 제품 범주는 여전히 가격 하락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상황이 쉽게 개선될 조짐이 없는 것도 걱정거리다.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본격화하려면 공급뿐 아니라 수요 회복도 필수인데 반도체의 주 공급처인 정보통신(IT) 기기 완제품에 대한 소비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6일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 11.2% 축소되며 특히 메모리반도체 매출이 35.5%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다시 70% 정도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리처드 고든 가트너 부사장은 "경제 역풍으로 인해 최종 시장 수요의 약세가 소비자에서 기업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컴퓨터·태블릿·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고 기술 혁신도 없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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