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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지 않아"…마약보다 센 힘을 느끼고 싶다면 [터치유]

입력
2023.04.24 16:01
수정
2023.08.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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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치유] <26> 영화 '뷰티풀 보이'
마약 중독 아들과 아버지의 '놓지 않음'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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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마약 중독과 치료 과정을 함께한 아버지의 실화를 다룬 영화 '뷰티풀 보이'(왼쪽)와 원작 에세이 '뷰티풀 보이'. 아마존 스튜디오ㆍ시공사 제공

아들의 마약 중독과 치료 과정을 함께한 아버지의 실화를 다룬 영화 '뷰티풀 보이'(왼쪽)와 원작 에세이 '뷰티풀 보이'. 아마존 스튜디오ㆍ시공사 제공

하루가 멀다 하고 마약 범죄와 남용 소식이 뉴스를 장식 중입니다. 영화배우 유아인과 작곡자 돈 스파이크 등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한 유명인은 물론 급기야 마약을 판 고등학생과 필로폰을 투약한 중학생까지 검거됐습니다.

마약범죄는 더 이상 특정 상류층이나 일개 폭력조직의 일탈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외진 아랫단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마약 청정국'은 옛말인 지 오래입니다.

'어쩌다가'로 시작한 마약은 '하다 보니', '끊을 수 없어서' 단계로 점점 중독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마약은 한 사람뿐 아니라 주변인의 일생까지 망가뜨립니다. 특정인의 마약 중독은 투약자 혼자만의 고난과 역경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마약을 끊고, 중독을 이기고, 치유 단계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오늘 '별별치유'는 영화 '뷰티풀 보이'를 추천하려고 합니다. 한 사람을 중독의 수렁으로 잡아 끄는 마약의 어두운 힘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그 주변 사람들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랍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셰프가 마약 중독자인 아들 닉을 악몽의 굴레에서 빼내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큰 낙심을 한 닉은 심리 치료를 받다가 12세 때부터 마약에 빠져 온갖 약물에 손을 댑니다.

영화는 약물 중독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나드는 닉과 그런 아들을 잃지 않으려 눈물겹게 몸부림치는 데이비드의 고군분투를 사실적으로 그립니다.

회복과 좌절은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닉이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1년 넘게 약을 끊기도 하고 직업을 갖기도 합니다. 하지만 닉은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이들의 삶은 다시금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영화는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으로 닉이 완전히 나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말미는 닉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아버지의 헌신에 응답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약 중독과 치유라는 다소 무겁고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루었지만, 결국 우리 삶의 진실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말입니다.

닉도 마약을 끊고 중독에서 벗어나는 완전한 문제의 해결을 꿈꿉니다. 하지만 사람은 늘 여리고 연약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도 마찬가지이죠. 주변인들 역시 무력하게 방임하기도 하고, 때론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화를 내고, 같이 싸우고, 부둥켜안고 함께 울기도 하죠.

영화는 마약 치유라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중독자와 주변인이 함께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닉과 아버지 서로의 '놓지 않음'. 이 과정의 힘이 마약 중독의 파괴력보다 더 강하게 지속할 때, 비로소 닉은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일어설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아버지는 이혼 이후 멀리 떨어져 사는 엄마를 홀로 만나러 가는 닉이 시무룩해하자 "널 향한 내 마음은 '모든 것'이야. 세상 어떤 것보다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마약을 투약해보기도 하고, 전문가들을 만나 마약을 공부하기도 하죠. 데이비드는 "산 사람을 애도하는 삶을 그만두고 '모든 것'을 구하기 위해" 아들의 손을 늘 놓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처절하고 가슴 아프지만 믿음과 간절함이 담긴 영화 '뷰티풀 보이'. 사람을 중독에 빠뜨리고 삶을 망가뜨리는 약물의 힘보다 더 강하고 오래가는 '놓지 않음'의 힘을 이 영화를 통해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이웃들의 비범한 고민, 일상을 지키는 마음 돌봄 이야기를 담아요. 그래픽=한규민 디자이너

평범한 이웃들의 비범한 고민, 일상을 지키는 마음 돌봄 이야기를 담아요. 그래픽=한규민 디자이너


치유하는 터전 '터치유'

더 많은 콘텐츠를 만나실 수 있어요. (무료)
https://www.hankookilbo.com/NewsLetter/touchyou

'터치유'가 한국일보의 디지털 프로덕트 실험 조직인 'H랩(Lab)'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탐사선 H랩은 기존 뉴스 미디어의 한계선 너머의 새로운 기술과 독자,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 가능성과 만나려 합니다. H랩 시즌1 프로젝트인 '터치유'는 평범한 이웃의 비범한 고민 속, 마음 돌봄 이야기를 오디오 인터랙티브로 집중도 높게 들려드립니다.

※ 콘텐츠 추천 · 안내가 유용하셨나요? 자세한 상황은 꼭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독자님들의 건강한 콘텐츠 이용을 위해, 해당 내용이 전문 진단과 처방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점을 정히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터치유의 '에코 라디오' Ep.2 "감각에 집중하세요"…분노가 나를 삼킬 때 다시 듣기(https://touchyou.hankookilbo.com/v/2023042001/)

에코라디오 '듣다' 버전. 제작=김유진 기자

에코라디오 '듣다' 버전. 제작=김유진 기자

■ 터치유의 '에코 라디오' Ep.1 "호흡을 잠시…" 트라우마로 혼란스러울 때 다시 듣기(https://touchyou.hankookilbo.com/v/2023040601/)

에코라디오 '듣다' 버전. 제작=김유진 기자

에코라디오 '듣다' 버전. 제작=김유진 기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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