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러시아 미 대사도 법원에 모습
미국, 석방 촉구...죄소 교환 가능성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구금 후 처음으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미결 구금에 대한 항소심 심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는데 항소는 기각됐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감옥에 수감 중인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이날 미결 구금 결정에 대한 항소심 심리를 위해 모스크바 법원에 출석했다. 하지만 법원은 항소를 기각했다. 판사는 "구금이 유지돼야 한다"는 판결문을 낭독했고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러시아어로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미국 국적으로 WSJ 모스크바 지국 소속 특파원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간첩 혐의로 붙잡혀 구금됐다.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법원에 나온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짓는 모습도 포착됐다. 린 트레이시 주모스크바 미국 대사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레이시 대사는 앞서 레포르토보 교도소에서 게르시코비치 기자를 면회했다.
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20년의 중형이 나올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부당한 억류'로 규정하고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의 죄수 교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재판이 마무리된 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석방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이 최근 죄수 교환을 성사시킨 여자 프로농구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도 체포 이후 석방되기까지 러시아 감옥에 10개월가량 수감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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