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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지도부 리스크에 TK마저 등 돌렸다... 與, 출구 못 찾고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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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지도부 리스크에 TK마저 등 돌렸다... 與, 출구 못 찾고 자중지란

입력
2023.04.18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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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TK조차 국민의힘 지지율 50% 밑으로
잇단 지도부 실언에 미온적 대처가 화 키워
"국정운영 방식 일대 전환 없인 반등 어려워"
전광훈 '공천권 폐지' 요구, 태영호 실언 잇달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민의힘의 텃밭인 TK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에다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잇단 실언에 대한 김기현 대표의 미진한 대처와 그로 인한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갈등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전통 보수 지지층까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보수와 중도층의 이탈이 예상됐음에도 김 대표가 초기에 확실히 선을 긋지 않으면서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여당의 우왕좌왕에 "TK 인내심 한계"

17일 발표한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의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3.9%였다. 지난주(37.0%) 대비 3.1%포인트 하락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TK의 이탈이다. 지난주 54.6%였던 TK 지지율은 이번 주 48.4%로, 1주일 새 6.2%포인트가 빠졌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고, 김 대표가 14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찾는 등 여권 차원에서 꾸준히 '보수 결집'에 나섰지만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구=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구=서재훈 기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집권 1년이 다 되도록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TK 민심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여당이 자기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구설로 부정적 존재감만 드러내는 데 지지층의 강한 실망감이 드러났다"며 "집권여당이 독자적인 어젠다 발굴 없이 대통령실 지원 역할만 한다면 지지율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정운영 방식의 일대 전환을 보여주지 못하면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마저 떠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의 읍참마속 실기... '1당 탈환' 총선 목표 달성 난망

국민의힘에선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에서 '제1 당 탈환'이란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이날 TK 지지율 하락에 대해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TK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당원들이 김재원 최고위원의 '막말' 논란 이후 지도부 대처가 미흡했다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낸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가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한 김 최고위원 등에 읍참마속을 요구한 중진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실기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음날 전 목사와 절연을 요구한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해 논란만 키웠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전광훈을 잘라야지 왜 홍준표를 자르느냐"라며 "완전히 오발탄"이라고 꼬집었다.

'공천권 폐지' 요구한 전광훈, 구설 반복 태영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천권 폐지하고 후보자 경선을 하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혼란이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도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안 전 목사는 논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전 목사는 이날 서울 성북구의 한 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의 후보 경선을 요구했다. 그는 회견문에서 전 국민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주장하면서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당신들의 버릇을 고쳐드릴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에 "우리 당 공천은 우리 당이 알아서 한다"며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그 입을 당장 닫아주셨으면 한다"고 발끈했다. 그러나 전 목사의 언행이 국민의힘에서 논란이 될 때마다 "우리 당 사람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국민의힘 당원 중 일부가 전 목사의 추천을 받고 입당했다'는 지적에 대한 하 의원의 '이중당적 전수조사' 제안에 "하 의원이 안을 내면 지도부에서 한 번 들어 볼 수는 있다"(유상범 수석대변인)며 소극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다.

지도부의 실언도 이어졌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이라는 글을 올렸다 곧바로 삭제했다. 그는 "보좌진 실수로 전체 보기 상태로 공개됐다"며 "당에 누를 끼친 데 대해 사과드린다. 저와 당사자를 당 윤리위에 심사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에 의한 것'이란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김민순 기자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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