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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인구 김포에 2량 열차… 지자체장 책임 따져야

입력
2023.04.17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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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혼잡이 극심한 서울 강서구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이날 원 장관은 김포골드라인 출퇴근 혼잡도 개선에 적극 대응할 뜻을 밝혔다. 우선 혼잡이 극심한 구간에 셔틀버스를 무제한 투입할 계획이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혼잡이 극심한 서울 강서구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이날 원 장관은 김포골드라인 출퇴근 혼잡도 개선에 적극 대응할 뜻을 밝혔다. 우선 혼잡이 극심한 구간에 셔틀버스를 무제한 투입할 계획이다. 뉴스1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승객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50만 인구의 김포에 달랑 2량짜리 열차와 미니 승강장이란 옴짝달싹하기 힘든 대못을 박아둔 탓에 근본 해법은 난망이다.

국토교통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14일 내놓은 대책은 대부분 단기 처방이다. 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하고, 셔틀버스를 늘리고, 탑승인원을 조절하는 ‘커팅맨’을 배치한다. 수륙양용버스 도입도 검토한다. GTX-D 개통과 5호선 연장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니 당장 혼잡을 줄일 해법부터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편도 3차선 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만들면 교통 체증은 더 심해질 것이고 셔틀버스를 늘린들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열차를 증량하면 좋겠지만 승강장을 2량 규모(33m)로 만들어 놓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다. 김포시가 표심을 의식해 무리하게 사업에 속도를 낸 결과다. 애초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을 추진하다 손쉬운 경전철로 전환했고,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하려 국비 지원을 거부했고, 재정 부담이 커지자 열차를 4량에서 2량으로 축소했다. 2011년 김포시의회 회의록에는 “2량짜리로 건설되면 출퇴근 시간 원활한 수송이 힘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당시 김포시장은 무시했다.

이대로라면 열차 급정거 등의 비상 상황에 ‘이태원 참사’ 같은 압사 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원 172명인데 출퇴근 시간에 2.4배 넘는 승객이 몰리면서 숨조차 쉬기 힘들다. 정부와 지자체는 실효성 있는 단기대책은 물론 근본 대책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련의 김포골드라인 건설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누가 책임이 있는지 낱낱이 규명하기 위한 백서라도 만들 필요가 있다. 증량조차도 막아버려 50만 김포 시민들을 출근길마다 공포에 떨게 만드는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도록 방치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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