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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에 맞서 PGA 자존심 지킨 욘 람, 생애 첫 ‘그린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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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에 맞서 PGA 자존심 지킨 욘 람, 생애 첫 ‘그린 재킷'

입력
2023.04.10 14:14
수정
2023.04.10 16:49
23면
0 0

이번 시즌에만 벌써 4승
유럽 선수 최초 US오픈, 마스터스 제패
임성재·김주형 공동 16위
우즈는 발바닥 통증으로 기권

욘 람이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서 우승한 뒤 상징인 그린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오거스타=AP 뉴시스

욘 람이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정상에서 우승한 뒤 상징인 그린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오거스타=AP 뉴시스

세계 남자골프에 욘 람(스페인)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명인 열전'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그린 재킷을 처음 입으면서 2022~23시즌에만 벌써 4승을 거뒀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에 뺏길 뻔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가져가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자존심도 지켰다.

람은 10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45야드)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8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람은 LIV 소속 필 미컬슨과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를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21년 US오픈에 이어 두 번째다. 유럽 선수가 마스터스와 US오픈을 모두 제패한 건 람이 최초다. 그는 또한 1952년 샘 스니드 이후 71년 만에 1라운드 첫 홀 더블 보기를 기록한 뒤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이번 시즌 람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 해 2승이 최다였지만 올해 PGA 투어 선수 중 유일하게 4승을 챙겼다. 올해 1, 2월 5개 대회에서 세 번 정상에 올랐고, 4월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날 역전 우승으로 그린 재킷까지 걸쳤다. 세계랭킹도 3위로 내려갔다가 1위를 되찾았다. 투어 통산 승수는 11승이다.

람은 3라운드까지 켑카에게 2타 뒤진 2위였지만 켑카가 4라운드 초반 난조를 보인 틈을 타 승부를 뒤집었다. 람이 3번 홀(파4)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추격했고, 켑카는 4번 홀(파3) 보기를 하면서 동타가 됐다. 켑카는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6번 홀(파3)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1타 차 2위로 밀려났다. 그리고 람이 8번 홀(파5) 버디를 하면서 2타 차로 달아났다.

람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선수로 꿈꾸던 일을 이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며 "18번 홀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고 나서야 우승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고 울 일은 없다고 여겼지만 이번에는 18번 홀에서 울 뻔했다"고 덧붙였다.

LIV 출범 때부터 합류한 미컬슨은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쳐 켑카와 함께 공동 2위(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쳤다. 6월에 만 53세가 되는 미컬슨은 마스터스 사상 5위 안에 든 최고령 선수가 됐다. 최종일에 적어낸 타수는 마스터스에 출전한 50세 이상 선수 중 가장 낮다.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와 김주형이 나란히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6위에 올랐고, 이경훈이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3위를 기록했다. 김시우는 1오버파 289타를 치고 공동 29위로 대회를 마쳤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3라운드 7개 홀을 마친 뒤 발바닥 통증으로 기권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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