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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김문기 호주 출장 당시 농담 주고 받고 화기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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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김문기 호주 출장 당시 농담 주고 받고 화기애애"

입력
2023.03.31 22:00
수정
2023.03.31 23:10
0 0

유동규, 이재명 허위사실 재판 증인 출석
이재명과 눈 안 마주친 채 "이재명씨" 지칭
李·金 함께 간 해외 출장 구체적으로 기억
李 "사진 찍고 연락처 있다고 다 친하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대장동 의혹 제기 이후 처음 대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를 "이재명씨"라고 지칭하며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공사 개발1처장의 사적·공적 관계를 뒷받침하는 기억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유 전 본부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과의 연관성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 전 본부장은 재직 시절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2015년엔 이 대표·김 전 처장과 함께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함께 갔다.

유 전 본부장은 호주 출장에서 이 대표·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친 기억을 떠올리며 "'캐디가 없어서 힘들었다' 등의 경험담을 얘기하는 등 화기애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가 러프에 빠진 공을 찾다가 '김(문기) 팀장 공 거기 있어?'라고 묻거나, 셋이서 샌드위치를 먹다가 농담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이 '이 대표가 호주에서 바다낚시를 하면서 큰 참돔을 잡아서 기뻐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인연을 맺은 시점을 2009년쯤으로 추측했다. 그는 2009년 8월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주장한 뒤 "주최 측 간사였던 김 전 처장과 연락하지 않았더라면 (이 대표가) 초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이 2013년 공사에 입사한 이후 같이 보고하러 간 적이 있지만 이 대표가 이미 아는 사람이라 소개할 이유가 없었다"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적지 않게 대면보고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례신도시 사업이 (공사 설립 이후) 첫 사업이라 (실무 책임자였던) 김 전 처장이 나 또는 다른 직원들과 꽤 보고를 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시청 공무원들이 공사 직원들의 직접 보고에 불만이 많았다"고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는 이날 이따금씩 서로를 흘끗 볼 뿐 눈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이재명 측 "사진 찍었다고 가까운 사이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2015년 1월 7일 뉴잴린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김 전 처장 유족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2015년 1월 7일 뉴잴린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김 전 처장 유족 제공

이 대표 측은 이날 직접 모은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김 전 처장과 친밀하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전 처장 휴대폰에 '이재명' 연락처 최소 2개와 이 대표 생일이 저장돼있는 것을 두고는 "연락처가 있다고 서로 인지하는 건 아니다"며 "생일 저장은 김 전 처장의 개인적 성향일 뿐 축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김 전 처장이 '이재명' 공식 채널과 주고받은 메시지"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 해외 출장에서 골프를 치고 함께 찍힌 사진이 여러 개 있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친분은 부인했다. 이 대표 측은 "패키지 여행을 가면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엄청 친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같은 프레임에 있었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2009년 리모델링 세미나를 포함해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의 교류 가능성을 거론하자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만한 자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의 공적 관계에도 선을 그었다. 결재란에 김 전 처장과 이 대표 이름이 기재된 문서가 여럿 있지만 대면 보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이 살아생전 '(이재명 시장에게) 개인적으로 보고한 적도 없고 그럴 위치도 아니다'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장외 싸움도 소란스러웠다. 이 대표 반대자들은 오전·오후 재판 시작 1시간 전부터 "이재명 감방"이라는 고성을 질렀고,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는 이 대표 지지자들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80대 남성이 이 대표를 향해 날계란 2개를 던졌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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