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 시청률 1~3%대 기록
반려동물 프로그램이 육아 관찰 예능에 미친 영향
'남의 육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식은 걸까. 육아 관찰 예능을 향한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수많은 랜선 이모, 삼촌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스타들의 육아 일상을 담아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첫 방송을 시작해 10년 동안 안방극장에 온기를 전해왔다. 샘 해밍턴의 2세인 윌리엄 벤틀리 형제, 추성훈 딸인 추사랑, 박주호를 아버지로 만들어 준 나은 건후 진우 남매, 장윤정 도경완의 자녀인 연우 하영 남매 등이 수많은 랜선 이모, 삼촌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한때 최고 시청률 20%를 넘기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전에도 몇몇 육아 관찰 예능이 큰 사랑을 받았다. MBC '목표달성! 토요일 - GOD의 육아일기'가 대표적이다. 이 예능은 출연 그룹 god에게 큰 인기를 안겼다. 박준형은 '호적메이트'에서 "프로그램 시청률이 58%였다. 재민이가 우리한테 기회를 줬다. 대중에게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경규 역시 "인기가 대단했다"면서 당시 '목표달성! 토요일 - GOD의 육아일기'가 갖고 있던 영향력을 인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육아 관찰 예능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시들하다. 이 범주에 속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조차 1~3%대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육아 관찰 예능의 시대가 저문 이유는 무엇일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이러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사생활을 다 드러내야 한다. 출연 연예인과 아이가 모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어려움에 비해 메리트가 크지 않다. 대중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뉴페이스의 캐스팅이 어려워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육아 관찰 예능의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도 문제다. 몰입을 하기보단 그저 틀어놓는 프로그램이 됐고 자연스럽게 화제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변수 된 반려동물 프로그램의 등장
수많은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의 등장은 변수가 됐다. 귀여운 아이들을 보며 랜선 이모, 삼촌을 자처하던 몇몇 시청자들은 이제 안방극장의 강아지, 고양이를 보며 환호하는 중이다.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육아 프로그램은 특정 연령대의 시청자층에게 맞춰져 있다. 반면 반려동물 관련 프로그램은 10대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청자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 반려동물 프로그램이 증가하면서 육아 관찰 예능 시청자 일부의 관심이 이동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물론 육아에 대한 관심이 아예 사그라들 수는 없다. 다만 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누리고 새로움을 더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고민이 필요하다.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를 안 낳거나 적게 낳아 공을 많이 들이는 추세다. 오은영 박사가 전해주는 것 같은 구체적인 육아 정보, 팁 등이 보강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간 육아 관찰 예능이 재미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의미까지 갖춰야 할 때다.
오랜 시간 안방극장에 온기를 전했던 육아 관찰 예능의 몰락은 씁쓸함을 안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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