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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이야기

입력
2023.03.29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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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마다가스카르 봉기

말린 바닐라빈을 선별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주민들. 2001년 World Resources Institute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스

말린 바닐라빈을 선별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주민들. 2001년 World Resources Institute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스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Madagascar)공화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으로, 남극 대신 ‘6번째 대륙’이라 불리기도 한다. 국토 면적 기준으로도 세계 47번째 국가다. 약 1억5,0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분리돼 독특한 생태계를 구축한 자연의 보고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으로 유명해졌다.

마다가스카르는 디저트와 제과-제빵의 값비싼 원료 중 하나인 바닐라 주산지로, 전 세계 바닐라빈 공급량의 75~80%를 생산한다. 열대성인 바닐라 난초(Vanilla planifolia Andrews)는 연중 딱 한 번 아주 잠깐 꽃이 피고, 그 타이밍에 수분(受粉)이 돼야 열매를 맺는다. 수분과 수확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지지만, 열대 폭풍 사이클론으로 전부 허사가 될 때도 잦다. 그래서 질 좋은 바닐라빈 국제가격이 은보다 높아지기도 한다.

마다가스카르인은 기원 전후 인도네시아에서 이주해 온 말레이계와 아프리카계의 혼혈인 ‘말라가시(Malagasy)인’이 2,200만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마다가스카르는 사파이어를 비롯한 천연 광물 자원도 풍부하고 인도양 교두보로서의 지정학적 가치도 높아 1897년 프랑스 식민지가 됐다. 영국도 19~20세기 중반 내내 군침을 흘렸고, 2차대전 일본 제국함대도 눈독을 들이기도 했다.

1947년 3월 29일 마다가스카르 원주민 민족주의 반군 2,000여 명이 프랑스 주둔군 진영을 습격해 20여 명을 살해하는, 전무후무한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프랑스의 보복은 이후 몇 달간 이어져 봉기와 무관한 농민 등 무려 10만여 명이 희생됐다. 물론 무장봉기의 배후에는 ‘앵글로색슨’, 즉 영국이 있었다. 마다가스카르는 저 참사 이후 국제 사회의 개입으로 1957년 자치권을 획득하고 60년 독립했다. 마다가스카르 바닐라의 달콤한 향기 뒤에는 저 피의 역사가 스며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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