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집회 대응 특별 조직 '브라브 엠'
체포된 시위자들 '위협·희롱' 녹취 공개
경찰, 진상조사 착수... 하원선 해산 청원
프랑스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 투입된 경찰 특별조직이 무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인종차별·성희롱적 발언 등 비윤리적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 매체 루프사이더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 특별조직 ‘브라브 엠(Brav-M)’ 대원들이 시위 진압 도중 현장에서 체포한 이들을 위협하고 모욕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브라브 엠은 2인 1조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시위 도중 문제가 발생한 현장에 즉시 개입하는 특수 경찰이다. 2019년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날 공개된 20분 분량의 음성 파일은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파리 3구에서 녹음된 것으로, 브라브 엠 소속 경찰 여럿이 청년 7명에게 인종차별·성희롱 발언을 하는 정황이 담겼다. 해당 파일에는 “우린 수많은 팔꿈치와 낯짝을 부러뜨렸다” “네가 원한다면 같이 자러 갈 수 있다” 등과 같은 폭력적 발언은 물론, “웃지 말라”며 뺨을 때리는 소리까지 고스란히 기록됐다. 출신지를 묻는 경찰 질문에 한 청년이 아프리카 국가인 차드라고 답하자 경찰은 “거기서 먹기는 잘 먹느냐”며 인종차별을 가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이 자신을 성폭행하겠다고 협박했다면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경찰을 고소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프랑스앵포 방송이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전날 동일한 녹취의 진위를 확인했다고 보도하며 “공무원 윤리 규정은 물론, 법에도 완전히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파장이 커지자 경찰도 대응에 나섰다. 로랑 누녜즈 파리 경찰청장은 프랑스 5 방송 인터뷰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진상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다만 “소수의 일탈 행동으로, 최근 몇 년간 유용성을 보여준 조직 전체를 비난하지는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발은 거세다. 프랑스 하원에는 지난주 ‘대학살을 멈추자’라는 제목으로 브라브 엠 해산을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사흘 만에 4만3,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