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조성 현장서 고분 5기 등 유적 발견
수혈 주거지 29기 등 연구 가치 높아
"4~5세기 백제 한성기 축조된 것 추정"
세종시 전의면 읍내리 '스마트 그린 일반산업단지' 예정지에서 고대 이 지역의 고고학적 풍습과 유력 지방세력의 존재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유적들이 발견됐다. 고분은 과거 행정중심복합도시 권역 조성 과정에서도 발굴된 적이 있지만, 20㎞가량 떨어져 있는 데다 고분의 형태와 규모가 달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세종시는 전의면 읍내리 1-12번지에 위치한 ‘세종 읍내리 고분 발굴조사’에서 고분 5기와 고분 진입로로 추정되는 구상(둥근 공 모양) 적석유구(돌을 쌓아 만든 무덤 구조물), 수혈주거지 29기 등이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수혈 주거지는 땅에서 30~100㎝의 깊이로 넓은 구덩이를 파고 위쪽에 지붕을 덮는 방식의 원시 시대의 살림집이다. 한반도에서는 신석기 이후 선사 시대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발굴 조사 결과 5기의 고분은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해발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규모인 1호분은 직경 58m, 높이 6m에 이른다. 봉분 안에는 14기의 매장시설을 두고 있다.
구조는 다곽식(하나의 무덤 봉분 안에 다수의 매장시설을 둔 방식) 적석분(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이다. 적석분 내부에서는 목관(곽) 5기, 석곽 10기 등 매장시설을 갖췄다.
시 관계자는 "해당 봉분이 돌로 쌓아 만들어졌다는 점과 이 지역 일대에서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백제 한성기 고분이란 점을 고려하면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5호분은 1호분에 연접해 조성된 직경 20m,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의 고분이다. 1호분과는 달리 흙을 이용해 봉분을 쌓아 올렸으며, 소수의 매장시설(2~6기)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 읍내리 고분들은 매장시설, 부장품 등으로 미뤄 볼 때, 4~5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파악된다.
5기의 고분 외에도 구릉의 남사면 아래쪽에서 고분으로 올라가는 진입로로 추정되는 구상 적석유구와 더불어 수혈주거지 29기 등이 확인됐다.
읍내리 고분은 세종시 일대의 고대문화를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 시기 주변지역과는 차별화된 고분을 축조함으로써 그 위세를 과시한 독자적 세력이 이 지역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세종시 관계자는 "고분군은 고분 자체의 역사·학술적 의미를 넘어 세종시 일대의 고대문화와 세력을 증명하는 유적”이라며 “앞으로 주요 문화재 발굴현장을 적극적으로 일반에 공개해 문화재를 국민들이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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