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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식' 보안앱 사칭해 61억 뜯어낸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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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식' 보안앱 사칭해 61억 뜯어낸 일당

입력
2023.03.2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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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폴·안티스파이' 앱 설치 유도 뒤
경찰 확인 전화하면 위장 콜센터 연결
166명 피해... 경찰, '사칭앱' 주의 당부

경찰청 폴-안티스파이 애플리케이션 화면. 경찰청 제공

경찰청 폴-안티스파이 애플리케이션 화면. 경찰청 제공

경찰이 제공하는 ‘폴ㆍ안티스파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칭한 앱을 내려 받게 한 뒤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붙잡혔다. 폴ㆍ안티스파이 앱은 휴대폰 통화기록, 문자 등 모든 정보를 몰래 빼내는 스파이앱을 탐지ㆍ삭제하는 기능을 갖췄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이 2014년 개발ㆍ배포했으며, 2021년까지 누적 다운로드 건수만 238만 건에 달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 유포 및 기밀 침해, 형법상 사기 혐의로 2019년부터 A(44)씨 등 3명을 순자적으로 검거해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수법은 이랬다. A씨 등은 검찰,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 직원을 사칭해 “○○○씨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돼 조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짜’ 압수수색영장, 구속영장 등의 사진을 보내 겁도 줬다. 그러면서 본격 조사에 앞서 보안 앱(폴ㆍ안티스파이)을 설치해야 한다고 윽박질렀다. 경찰이 만든 앱이라는 말에 피해자는 사기범들이 발송한 인터넷 링크를 순순히 클릭했다. 폴ㆍ안티스파이 앱과 로고ㆍ화면만 똑같은 악성 앱이었다.

이렇게 피해자 휴대폰 938대가 사실상 A씨 일당의 수중에 들어갔다. 이 앱은 휴대폰 정보를 탈취하는 기능은 물론, 피해자가 거는 전화를 중간에 빼돌리는 ‘가로채기’ 기능도 탑재돼 있었다. 피해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금감원이나 은행 등과 통화를 시도하면 조직 콜센터로 연결됐다. 국수본 관계자는 “정부ㆍ금융기관이 사용 중인 전화번호 7,099개를 수시로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통화 내용과 주변 대화를 도청하는 등 피해자들을 철저히 관리했다. A씨 등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166명에게서 가로챈 재산상 이득은 61억 원이나 됐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정부 기관도 카카오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압수수색 영장 등 공문서를 제시하거나 발송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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