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한국 창작춤 45년' 책으로 펴낸 무용가 최은희 "삶 성찰하는 기록서로 기억되길"

알림

'한국 창작춤 45년' 책으로 펴낸 무용가 최은희 "삶 성찰하는 기록서로 기억되길"

입력
2023.03.25 04:30
21면
0 0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 출간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 출판기념회에서 관객들이 최은희 무용가의 삶을 담은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 출판기념회에서 관객들이 최은희 무용가의 삶을 담은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이혜미 기자

"단순한 회고집이 아니라 40여 년간 한국춤을 현대화해 온 삶을 성찰하는 기록서로 기억되길 소망합니다."

부산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창작 무용가 최은희(68)가 40여 년 창작춤 인생을 집대성한 책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산지니 발행)'을 펴냈다. 그동안의 무대 공연 화보, 인터뷰, 신문기사, 포스터, 팸플릿 등이 수록된 책은 무용계의 역사가 담긴 자료로도 활용될 만하다.

인천 태생인 최 무용가는 1983년 부산시립무용단의 안무가로 부산과 인연을 맺은 뒤 부산을 대표하는 무용가로 거듭났다. 1984년 경성대 무용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지역에 깃든 우리 춤 언어를 찾기 위해 경남 일대에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땅에 깃든 춤을 배우게 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뿌리를) 내리박다'는 뜻의 춤사위인 '배김사위'를 따 1985년 부산 최초의 민간예술단체인 '춤패 배김새'를 창단하는 등 지역에서 우리 춤 언어를 찾고 새로운 창작 기법을 모색해 왔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는 무용계 원로와 관계자, 제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빼곡히 메웠다. 연보랏빛 한복 차림으로 연단에 선 최 무용가는 "책은 1978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처음 무대에 올린 '이 한 송이 피어남에…'부터 2021년 7월 춤패 배김새의 36주년 기념 작품인 '길'까지 엮었다"면서 "전국적, 세계적으로 한국춤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출간 취지를 설명했다. 최 무용가의 스승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은 "책은 최은희 선생의 개인적인 역사와 예술 이야기지만 우리 무용계 전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제자들의 헌무와 그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영상 상영도 이어졌다.

그의 무용 인생을 총망라한 책은, 자료 수집부터 출판까지 무려 3년의 시간이 흘렀다. 풍성한 작품 이해를 위해 채희완 무용평론가와의 대담, 김태원 춤 비평가의 비평도 함께 실었다. 두께와 무게만도 무시 못할, 504쪽에 이르는 가로 26㎝, 세로 29㎝의 양장본이다. 최 무용가는 "그간 창작 활동과 학교에서의 후학 지도가 삶의 전부였는데, 퇴직 전 이 모든 자료를 정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40여 년의 한국춤 인생을 총망라한 책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을 출간한 최은희 무용가. 이혜미 기자

40여 년의 한국춤 인생을 총망라한 책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을 출간한 최은희 무용가. 이혜미 기자

전통과 현대의 접목에 중심을 둔 최 무용가의 창작 활동은 '한국 창작춤 외길'로 요약된다. 국내외에서 250회 이상 실험 작품을 발표했다. 1984년 제4회 대한민국무용제(서울무용제 전신)에서 한국인의 삶에 대한 인식을 무속의례인 '진오귀굿' 형식을 빌려 표현한 작품 '넋들임'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이 대표적. 그 밖에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등 행사에서도 독창적 안무를 선보인 바 있다.

한평생 지역과 춤에 제대로 '뿌리박은 삶'을 살았던 최 무용가에게 '이후에는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까진 학교와 국내에 머물렀지만, 자유롭게 춤을 펼쳐 나가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한국춤의 긴 여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ㆍ최은희 지음ㆍ산지니 발행ㆍ504쪽ㆍ10만 원

최은희, 한국춤의 긴 여정ㆍ최은희 지음ㆍ산지니 발행ㆍ504쪽ㆍ10만 원


이혜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