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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개선돼야” vs “경관 보존해야”…남산 고도제한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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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개선돼야” vs “경관 보존해야”…남산 고도제한 풀릴까

입력
2023.03.21 19: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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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남산 고도제한 완화 추진 토론회 개최
남산 일대 298만㎡ 20m 이하로 높이 제한
3층 이하 건물 70%·20년 이상 노후건물 88%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경관 보존해야" 의견도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내려다본 남산 일대가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내려다본 남산 일대가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보기엔 좋아도 살기엔 너무 불편하다.”(서울 중구 필동 주민)

“확보된 자연경관을 조금씩 양보하면 돌이킬 수 없다.”(정상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서울 중구가 28년간 묶여 있는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남산 개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주민들은 "과도한 규제로 개발이 제한돼 재산권이 침해됐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을 상징하는 남산 경관 보존을 위해서 규제 완화가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중구는 21일 ‘남산 경관관리 현안과 대응방안 모색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날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의 역사문화적 가치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지역 주민들의 생활 여건은 갈수록 악화하는 것도 현실이다”며 “남산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들의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남산 고도지구는 서울시가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1995년 지정했다. 1970년대 남산 일대에 호텔과 아파트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남산 경관 보호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였다. 시가 지정한 고도지구는 남산 일대 중구와 용산구 총 298만㎡ 규모다. 이 중 회현동과 명동 등 중구에 속하는 면적만 111만㎡에 달한다. 해당 면적의 건축물 높이를 3층은 12m, 5층은 18m 이하로 각각 제한했다. 이후 2005년과 2014년 규제를 일부 완화해 현재는 층수 제한을 없애고, 구역에 따라 12m와 20m 이하로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2016년 서울시 경관계획 등에 따라 남산 일대에 건축물을 지으려면 경관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서울 남산 고도지구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서울 남산 고도지구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문제는 규제 때문에 남산 일대 개발이 어려워 주민들 주거 환경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 불편이 주민 감소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구에 따르면 고도지구 내 3층 이하 저층 건물이 70%에 달한다. 준공된 지 20년 이상 된 건물도 88.5%에 달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회현동 주민 이장노(75)씨는 “남산이 보기엔 좋지만 살기엔 힘든 부분이 많다”며 “골목이 좁아서 통행도 어렵고, 수도관이나 배관이 노후화해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필동 주민 김모(47)씨도 “주민들도 남산에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차길 원하는 건 아니다”며 “규제를 완화해 주거 환경은 개선해주고, 경관은 살려 관광명소로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로 아파트 등 고층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 남산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정상혁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산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서울시민 모두가 이용하고, 즐겨 보는 대표적 랜드마크”라며 “규제를 풀면 경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준희 한국공간디자인학회 이사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를 보존하는 이유도 개발 이익보다는 공공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공공 경관 자원 관리 차원에서 남산 경관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산 등 8개 고도지구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인 서울시는 해당 자치구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내 고도지구 규제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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