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돌봄 받은 80대 환자 가족, 서울성모병원에 쾌척
말기 암으로 호스피스 돌봄을 받다 최근 세상을 떠난 80대 환자의 유족이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호스피스 환자를 위해 써 달라”며 1억 원을 병원에 쾌척했다.
20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말기 암 진단 후 이 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 입원했던 고 박춘복 씨의 아내 강인원 씨가 지난 17일 병원을 찾아 센터 후원회에 1억 원을 기부했다.
고인은 슬하에 자녀 없이 아내와 63년의 결혼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5월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죽으러 가는 곳인 줄 알고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꺼리다가 지난해 11월 중순, 첫 입원 후 호스피스에서의 돌봄을 무척 편안해했다고 가족은 전했다.
퇴원 후에는 가정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지만 상태 악화로 지난달 말 다시 입원했고 지난 2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평생 아껴 모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싶었지만 적당한 곳을 찾기 어려워 고민이었는데,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만나고 나서 호스피스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고인의 조카 박모 씨는 “큰아버지 큰어머님이 자녀가 없으셔서 제가 보호자로 투병 생활에서 임종하실 때까지 곁에서 모시며 이 자리까지 함께했다”며 “두 분이 부자도 아닌데 호스피스 돌봄에 대한 감사함 때문에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한 것에 저도 크게 감동받았다”고 했다.
고인의 아내 강씨는 “처음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자 했을 때 여기는 죽어서 나가는 병동인데 왜 가냐며 안 가겠다 하셨는데 병동 생활 하면서 ‘여기가 곧 천당’이라며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강씨는 “할아버지(남편)가 원래 낙천적이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병원에 오면 호스피스 병동 분들이랑 시간을 잘 보냈고, 특히 봉사자들이 물 떠와서 목욕시키고 면도에 이발도 해주고,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도 따뜻하게 대해 줘 우리 할아버지가 마지막 까지도 인기 있는 사람인가 보다고 생각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기부금이 사용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