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그룹에 속한 아우디는 이전부터 ‘폭스바겐과 같은 그릇’을 품고 있지만 아우디의 매력을 선사하는 차량들을 꾸준히 선보였다. 그리고 폭스바겐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의지를 밝히며 꾸준히 상품성, 그리고 차량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비슷한 배경, 그리고 브랜드 내에서 ‘엔트리 세단’의 역할을 담당하는 아우디 A3와 폭스바겐 제타가 비슷한 시기, 유사하면서도 사뭇 다른 구성으로 여러 소비자들을 마주하고 있다.
과연 같은 토대 위에 사뭇 다른 감각을 선사하는 A3와 제타는 어떤 매력, 그리고 어떤 차이를 보일까?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A3는 컴팩트 세단의 전형적인 체격을 드러낸다. 4,505mm의 전장과 각각 1,815mm와 1,425mm의 전폭과 전고를 통해 작지만 탄탄한, 그리고 균형 잡힌 세단의 매력을 드러냈다. 여기에 2,624mm의 휠베이스, 1,500kg의 공차중량이 이어진다.
제타 역시 ‘컴팩트 세단’의 체격은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여유’를 강조한다. 실제 4,740mm의 전장은 물론이고 휠베이스 역시 2,686mm로 A3보다 더욱 여유로운 모습이다. 대신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00mm와 1,465mm로 다소 심심한 느낌을 준다. 대신 공차중량은 1,416kg으로 한층 가볍다.
더욱 날렵한 A3와 명료해진 제타
지금의 아우디는 브랜드 역사에 있어 가장 강렬하고 대담한 스타일링을 과시하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 A3 역시 기존의 명료함을 바탕으로 두고 더욱 날카롭고 공격적인 디테일을 곳곳에 배치했다. 헤드라이트, 바디킷 등이 이를 증명한다.
측면에서는 깔끔하면서도 간결하게 다듬어진 컴팩트 세단의 매력을 더하는 각종 디테일이 자리한다. 18인치 휠과 도어 패널 하단에 길게 그려진 가니시 등은 붉은 차체와 선명한 대비를 이뤄내 ‘특별함’을 자아낸다. 참고로 이는 S-라인 패키지의 결과다.
후면 디자인은 아우디 고유의 깔끔함, 그리고 명료함을 확인할 수 있고, 특유의 화려한 라이팅 유닛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붉은 차체 위에 깔끔하게 새겨진 40 TFSI의 레터링이 이어질 드라이빙의 기대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반면 제타는 명료함을 강조해 ‘폭스바겐’다움을 과시한다. 컴팩트 세단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특히 A3 대비 한층 크게 느껴지는 체격이지만 ‘깔끔함’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강조된 스타일이 돋보이는 전면 디자인으로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차량의 기본적인 구성은 중형 세단인 파사트와 유사하고, 디자인 연출 및 디테일 등에 있어서는 ‘체급’이 같은 티록과 유사한 모습이다. 덕분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선명히 느낄 수 있다. 더불어 휠 디자인, 크롬 가니시 등 역시 ‘시각적인 완성도’를 더해 ‘A3와의 차별화된 매력’을 과시한다.
다만 이러한 모습이 깔끔함을 과시하면서도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최근의 국산 차량들의 디자인이 워낙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기준으로는 ‘부족함’은 없다.
브랜드의 ‘차이’를 보여주다
A3와 제타의 차이가 도드라지는 부분 중 하나는 단연 실내 공간이다. 실제 A3는 ‘엔트리 모델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소속된 차량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A3의 실내 공간은 최근 아우디가 선보이고 있는 컴팩트 전동화 모델들의 실내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특유의 직선적인 연출, 그리고 명료한 그래픽이 시선을 끈다. 여기에 간결하면서도 다채로운 기능 요소, 새로운 기어 노브를 품은 센터 터널 등이 이어진다.
체급, 그리고 세그먼트의 특성상 고급스러운 소재와 연출이 도드라지는 건 아니지만 분명 보는 즐거움, 그리고 ‘만족감’을 자아내기엔 충분한 모습이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술적인 연출도 만족스럽다.
참고로 체급에서 알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쾌적하고 여유로운 건 아니다. 전장, 휠베이스 그리고 전고 등 모든 부분에서 넉넉한 편은 아니기에 1열은 물론 2열에서도 약간의 타협은 요구된다. 그래도 적재 공간이 체급 대비 넓은 것은 분명한 매력 포인트다.
반면 제타는 간결하지만 쾌적한 공간을 연출함에 집중했다.
실제 제타의 실내 공간은 ‘과거의 폭스바겐’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를 품고 있어 최신의 차량들이 과시하는 화려하고, 세련된 감성은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폭스바겐 특유의 기능적이고 직관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 실내 공간을 채우는 버튼이나 다이얼 역시 무척 익숙한 모습이기 때문에 차량에 신선한 매력은 부족하지만 누구라도 쉽게 사용하고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소재와 소재의 연출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 및 각종 버튼, 다이얼 등의 모습은 깔끔하고 직관적이다. 기능의 다채로움은 물론이고 각종 기능 및 기능의 사용이 무척 편리한 모습이다. 덕분에 ‘상품성 자체’는 준수하게 느껴졌다. 다만 그래픽 연출은 개선이 시급하다.
체급의 소소한 차이 덕분인지 공간은 여유롭다. A3 대비 실내 공간도 준수한 것을 곧바로 느낄 수 있다. 화려하진 많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시트, 그리고 충분히 만족스러운 공간이 1열, 2열 모두에 자리한다. 더불어 적재 공간도 넉넉해 활용성을 더한다.
선명한 성능 차이, A3와 제타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 그리고 드라이빙에 대한 자신감을 담은 브랜드의 차량이라 그럴까? A3는 제타보다 상당히 우수한 성능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실제 A3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204마력, 그리고 30.59kg.m의 만족스러운 토크를 내는 2.0L TFSI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7단 S트로닉 자동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마련되어 ‘체급 대비 만족스러운 주행’을 예고한다.
여기에 효율성에서도 매력을 보인다. 체급 대비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주행 성능의 매력을 과시하면서도 복합 기준 13.0km/L의 연비를 자랑한다. 특히 고속 연비가 15.5km/L(도심 11.4km/L)로 장거리 주행의 부담을 던다.
참고로 제타는 ‘1.5L TSI 엔진’이 자리해 160마력, 그리고 25.5kg.m의 토크를 낸다. 이러한 수치는 ‘컴팩트 세단’에겐 충분한 수치지만 A3과 비교한다면 아쉬움이 크다. 변속기는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이 채택됐다.
제타는 이러한 구성을 통해 정지 상태에서 7.2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209km/h에 이른다. 더불어 공인 연비는 14.1km/L(복합 기준, 도심: 12.3km/L 고속: 17.1km/L)로 A3보다 조금 더 ‘효율적인 세단’이다.
조금 더 자극적인 A3, 그리고 무난한 제타
두 차량의 차이는 주행에서도 확인할 수 있따. 앞서 설명한 것처럼 A3의 보닛 아래에 자리한 2.0L TFSI 엔진은 체급에 비해 충분히 만족스러운 출력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 느껴지는 반응, 그리고 이어지는 발진 가속 및 추월 가속은 만족감을 더한다.
가솔린 엔진 특유의 날렵하고 매끄러운 질감에 체급을 이겨내는 출력의 전개는 ‘운전의 즐거움’을 더하기 충분한 모습이다. 절대적으로 탁월한 성능은 아니지만 차량을 다루기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나아가 체급 대비 우수한 성능을 바탕으로 ‘주행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여기에 합을 이루는 S트로닉 7단 변속기 역시 만족스럽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민첩하고 변속 질감도 우수해 운전자에게 있어 신뢰도를 더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주행 내내 변속기를 의식하지 않게 됐다. 참고로 스포츠 변속, 수동 변속 역시 준수한 모습이다.
반면 제타는 ‘능숙함’으로 만족해야 한다. 160마력과 25.5kg.m의 토크는 즐거움보다는 ‘일상에서의 능숙함’에 적합한 출력이다. 덕분에 제타는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 추월 가속 등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 큰 무리 없이 대응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분명 A3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결코 부족함이 느껴지는 건 아니기에 이성의 영역에서 분명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8단 자동 변속기는 능숙함이라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제타의 8단 자동 변속기는 민첩성이 도드라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스포츠 변속, 그리고 시프트 레버 조작을 통한 적극적인 수동 변속 역시 가능해 일상은 물론 ‘소소한 즐거움’ 역시 한껏 누릴 수 있다.
드라이빙의 질감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사실 제타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엔트리 세단인 만큼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제 폭스바겐 특유의 민첩성, 경쾌함 등을 느낄 수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건조한 질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면 A3의 경우에는 체급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물론이고 주행 전반에 걸쳐 경쾌하고 민첩한 모습으로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건 물론이고 제타보다 한층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과시한다.
덕분에 오랜 시간을 주행하더라도 차량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다. 이는 명료하고 민첩한 드라이빙은 같은 그룹의 ‘폭스바겐 컴팩트 모델’에서도 느낄 수 있음에도 ‘아우디’를 선택할 이유가 있음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A3와 제타 모두 충실한 안전사양과 편의 사양을 갖추고 있는 만큼 기능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느낌도 없고, 공인 연비 역시 우수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만큼 효율성, 그리고 운영 등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됐다.
심리적인 고민, A3 그리고 제타
이처럼 아우디 A3가 ‘프리미엄 모델’의 감성을 고스란히 과시하고, 제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가격’의 문턱에서 한 번 더 고민을 하게 된다.
A3의 판매가격은 4,020만원과 4,413만원(프리미엄 트림 기준)으로 책정됐고, 제타의 경우 프리미엄 사양이 3,232만원, 프레스티지 사양이 3,586만원(이상 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제 인하적용 기준)으로 책정되었다.
큰 차이가 아니지만 성향에 따라, 그리고 주어진 예산 등으로 인해 충분히 고민의 이유가 될 수 있는 차이인 만큼 A3와 제타는 소비자의 고민을 유발하는 ‘관계’로 느껴진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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