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새로고침 노조 “PD님 주52시간 지키세요?.. 주69시간 악용 많을 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새로고침 노조 “PD님 주52시간 지키세요?.. 주69시간 악용 많을 것”

입력
2023.03.16 11:10
수정
2023.03.16 11:16
0 0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소속 노동자들과 만나 면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소속 노동자들과 만나 면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주 69시간' 재검토를 위해 정부가 유일하게 대화하고 있는 노동자 단체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새로고침 노조)가 "사측이 제도를 악용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주52시간도 안 지켜지는데".. 악용 막겠나

소위 'MZ세대(1980년 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송시영 부의장이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의 '주69시간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송 부의장은 전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 대해 “저희는 연장근로 유연화 제도에 대한 우려나 부작용,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부분, 제도 취지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 그리고 이게 자칫 사측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사측의 제도 악용 우려를 강조했다. 송 부의장은 "(개편안의) 취지 자체는 동의하고 유연화가 필요한 사업장이 있겠지만 저희가 반대하는 이유는 이 법은 일률적으로 적용돼 모든 사업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며 "정부 의도보다는 사측에 악용될 수 있는 사례가 더 많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측 악용을 막는 장치를 마련한다면 (제도 시행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도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송 부의장은 "지금 방송하시는 프로듀서(PD)님들이나 작가님들, 기자님들, 이런 분들도 주52시간 지키고 계세요?”라며 "실제로 안 지켜지고 있고, 더 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안 지켜지는 상황에서 (장치를 마련한다 해도) 이게 과연 지켜질까 신뢰성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MZ세대는 좋아한다’는 정부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MZ세대라고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 하위 직급”이라며 “지금 있는 휴가조차 못 쓰고 있는데 ‘한 달 내내 휴가를 갔다 오겠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200년 전 영국 공장도 주60시간 일해“

일주일 동안 할 수 있는 연장근로 시간을 69시간에서 몇 시간 더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사집중’에 출연해 “69시간이나 (여당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된) 64시간이나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며 “1850년 영국에 공장법이 들어왔을 때 주당 노동시간을 60시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00년 전에 영국만도 못 한 제도를 들고 나온 것”이라며 “정부가 글로벌스탠더드라고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호주 ABC는 직접적으로 한국에 만연되어 있는 과로사회 일중독을 지적하면서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 약자들이 개편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한 대변인은 “분기, 반기 단위로 (근로시간을) 정산하면 (얼음공장 등 계절적 수요에 따라 일하는) 비정규직들 근로계약이 이어지지 않아 일터에서 내몰리게 된다”며 “(정부안은) 연간단위로 정산하면 근로시간을 총 30% 줄인다는 건데, 연장근로가 그만큼 줄어 수당도 30% 삭감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정이나 재검토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폐기가 맞다”고 강조했다.

남보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