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르네상스 2.0 띄운 오세훈 시장
런던 수상버스에 지대한 관심 보여
곤돌라 수익성 높일 입지 선정 고심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템스강에서 한강 수상버스 도입 구상을 공개했다. 아이디어 단계지만, 현실화 가능성을 적극 따져볼 계획이다. ‘한강 르네상스 2.0’ 프로젝트의 핵심인 한강 곤돌라에 대해선 “최적의 노선을 찾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업 성공의 관건인 수익성 부분을 좀더 세밀하게 조율하겠다는 취지다.
수상버스로 관광객 유치ㆍ시민 편의 공략
유럽 4개 도시 순방에 나선 오 시장은 13일(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런던에서 템스강을 동서로 잇는 수상버스인 ‘리버버스’를 탑승해본 뒤 “서울에 돌아가면 한강 수상버스 도입에 관해 타당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수상버스가 새로운 관광 자원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대 교통수단으로도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런던 리버버스는 2018년에만 1,040만 명이 탑승했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다. 2035년에는 이용객이 1,200만 명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행 목적에 따라 관광버스(이용객 440만 명)와 통근버스(420만 명), 지역 양안 연결버스(180만 명) 등으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통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운임료는 10파운드(약 1만6,000원)로, 월 정기권을 끊으면 더 저렴하다.
오 시장은 “리버버스가 빠르고 소음도 적고 굉장히 쾌적하다”며 직원들에게 연료, 속력, 비용에 관해 꼼꼼히 물었다. 현지 승객들 반응도 유심히 살폈다. 오 시장은 “리버버스 같은 속력(시속 50㎞)이라면 잠실에서 여의도를 거쳐 상암까지 20~30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며 “정거장은 10곳 정도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구상도 내놨다.
수익성 고심… 곤돌라 입지 신중 검토
리버버스 종착지인 ‘노스 그리니치’에는 또 다른 이동수단인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가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맞아 아랍에미리트항공 후원으로 건설한 런던의 첫 케이블카로, 90m 높이에서 템스강 양안 1.1㎞ 구간을 10분 만에 연결한다. 오 시장은 한강 곤돌라 사업 구상차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 승강장을 찾았지만,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심한 강풍이 부는 바람에 운행이 전면 중단돼 탑승은 못했다. 업체 관계자는 “10년간 사고는 거의 없었다”며 “안전은 99% 자신한다”고 말했다.
케이블카 누적 이용객은 지난해 5,0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특수가 끝난 이후 이용객이 점차 줄어들어 최근에는 적자(연간 90억 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민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예측이 어긋난 탓이다. 요금은 성인 기준 6파운드(약 9,500원) 정도다. 현장을 둘러본 오 시장은 “직접 와보니 정책 추진에 조금 더 신중해졌다”며 “고려할 요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곤돌라 후보지로 가장 유력하게 검토됐던 ‘잠실 스포츠마이스 단지’ 연계 노선을 언급하면서 “관광 수요는 얼마나 될지, 관광객들이 강 건너로 갈 필요가 있는지 등을 굉장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곤돌라 사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오 시장은 “민간 투자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노선별 장단점과 경제적 타당성, 실용성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상교통까지 접근성 개선돼야
수상버스와 곤돌라 사업의 성패를 가를 최대 과제는 접근성이다. 한강변 선착장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로 인해 주거지와 단절돼 있고, 버스역과 지하철역에서도 멀기 때문이다.
지금도 한강에선 수상버스와 비슷한 수상택시가 운영 중이다. 과거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 하루 이용객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수상버스든 곤돌라든, 지상 대중교통과 연결편이 없다면 예산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런던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만 해도 50여 개 버스노선과 연결되고, 노스 그리니치 승강장은 도보로 2분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다.
주변 지역 관광자원 개발, 관광 명소와의 연계도 필요하다. 수상버스나 곤돌라만 타러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리버버스는 대관람차 런던아이와 런던타워, 그리니치 천문대 등 런던의 주요 명소를 지나간다. 서울시는 “한강 곳곳에서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조망 명소를 만들고, 문화예술공간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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