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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MZ가 회사를 떠나는 까닭은? 결국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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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MZ가 회사를 떠나는 까닭은? 결국 '관점'

입력
2023.03.11 16:00
수정
2023.03.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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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인재' 김요한 대표가 지난 1월31일 ’책연, 설렘의 첫 만남‘ 행사를 하고 있다. 김요한 제공

'지역과 인재' 김요한 대표가 지난 1월31일 ’책연, 설렘의 첫 만남‘ 행사를 하고 있다. 김요한 제공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년)'은 한국 영화 최초로 서구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제목이 수많은 수도자의 화두라고 하듯, 오늘날 ‘MZ가 회사를 떠나는 까닭’은 수많은 인사담당자와 중간관리자의 화두다.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의 조사에 의하면 2022년 1,124개 기업 가운데 84.7%가 '1년 이내 퇴사한 구성원이 있다'고 답했다. 또 68.7%가 'MZ 세대의 조기 퇴사가 이전 세대보다 많다'고 응답했다. 최근에는 사표를 쓰지 않은 직원들의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용한 퇴사’란 사표를 내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평가에 초연하며 업무적 성취에 관심이 없이 주어진 일만 하려고 하는 태도를 말한다.

지난해 7월에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의 ‘MZ, 회사를 떠나다’ 편이 조회 수 200만 회를 훌쩍 넘었다. MZ 세대 직장인들이 회사를 떠난 까닭은 적성, 급여, 조직문화, 개인의 발전, 회사 비전, 복리후생 등 다양하다. 9,000개가 넘어선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문제의 핵심은 관점의 차이다. 사장님과 청년퇴직자의 상반되는 인터뷰 내용이 번갈아 나오는 부분이 인상 깊다. 관점의 차이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차이도 있겠지만, 세대 차이가 보다 큰 원인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586세대는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었지만, MZ세대는 “조직의 성장보다 나의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해서는 세대공감이 필요한데 ‘소통’을 위해 준비한 회식도 관점의 변화 없이는 ‘두통’이 되기 일쑤다.

오래전 만난 한 청년의 목소리는 ‘신의 한 수’였다. "우리 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근성이 없어서"라며 왕년을 이야기하는 기성세대를 향하여 청년은 ‘매슬로의 욕구 5단계’ 피라미드를 ‘거꾸로’ 보아야 청년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소속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의 5단계로 구분하였다. 하위에서 상위로 피라미드처럼 계층화되어 순서대로 충족이 이루어진다고 매슬로의 욕구이론은 설명하고 있지만, 오늘날 MZ세대에게 ‘자아실현’ 욕구는 마지막 욕구가 아니다. 남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여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나 자신의 길을 걷고 싶어 한다.

기성세대가 MZ세대와 ‘진짜 소통’을 하려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멘토링의 반대 개념인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다. 한 때 밀레니얼 세대의 외면으로 위기에 봉착했던 구찌는 30세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그림자위원회(Shadow Committee)’를 만들어 임원회의가 끝난 후 같은 주제로 그림자위원회를 열어 다시 토론했다.

지난 1월31일 대구에서는 기성세대와 MZ세대가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책으로 인연을 맺는 ‘책연(冊緣), 설렘의 첫 만남’ 행사가 있었다. 이후 ‘책으로 마음 잇기’ 주최로 2월 말에 개최된 후속 모임은 세대 간 ‘진짜 소통’의 현장이었다. 기성세대 선배 ‘하하’는 다양한 직업과 인생 경험을 공유하였고, MZ세대 청년들인 ‘호호’는 ‘일잘러’의 애플리케이션과 ‘챗GPT’를 시연하였다. 서로 “하하 호호”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의 시간이었다. ‘세대 차이’가 ‘세대 갈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 결국, 관점이다.

‘지역과 인재’ 대표 김요한. 본인 제공

‘지역과 인재’ 대표 김요한. 본인 제공


‘지역과 인재’ 대표 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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