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약, 한 번 하면 뇌에 수면 욕구처럼 각인”

입력
2023.03.10 16:00
12면
0 0

“단속·처벌에 치우친 정책 대전환 필요”... 정부, 6월 ‘마약 억제안’ 발표

관세청이 2월 2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 강당에서 2022년 마약 밀수 단속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마약류 밀수량은 624㎏으로 2017년(69㎏)의 9배에 이르며, 신종 마약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관세청이 2월 2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 강당에서 2022년 마약 밀수 단속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마약류 밀수량은 624㎏으로 2017년(69㎏)의 9배에 이르며, 신종 마약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미 적발된 마약사범은 빙산의 일각.

대검찰청이 발표한 2021년 마약류 사범은 1만6,153명이지만 이를 실질적 ‘마약 인구’로 보는 전문가는 없다. 일부에선 마약 범죄의 암수율 등을 거론하며 실제 투약자를 50만 명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일 가능성도 많다.

마약 정책 전문가인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알려지지 않은 신종 마약 같은 변수를 고려하면, 실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심각성이 이 정도라면, 검거와 처벌에 치우친 정부 대책에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치료·재활 대책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은 전국 21곳. 그러나 국립부곡병원과 인천 참사랑병원 단 두 곳이 치료를 도맡고 있다. 다른 시설은 연간 치료 실적이 아예 없거나 1~2건 수준이다.

재활기관도 태부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기관인 한국마약퇴치본부가 운영하는 중독재활센터가 있지만 전국에 2곳(서울ㆍ영남권)뿐이다. 승 선임연구위원은 “마약은 한 번 하면 중추신경에 마치 (생존 본능인) 수면처럼 각인된다”며 “반드시 치료와 재활이 필요하다. 의지만으로는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르크 같은 중독자 재활시설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정부가 예산 지원이나 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부식 원장의 김해 다르크(리본하우스)도 이미 2020년 4월 정신재활시설로 신고했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받지 못했다. 지자체(김해보건소)는 예산 부담, 시설의 특수성 등을 거론하며 “현행은 지방이양사업이지만,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6월 발표할 ‘마약류 수요 억제 방안’에 과연 중독자 재활 대책이 얼마나 확충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기은 식약처 마약유통재활지원TF 사무관은 “재활의 중요성은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중독재활센터 1곳을 신설하고 민간 시설 현황도 파악해 지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읽기 : 나는 15년 마약 중독자... 그리고 18년 차 회복자입니다 [실패연대기]

※포털 사이트에서 링크가 연결되지 않을 경우, 아래를 주소창에 복사하시면 됩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0216250003315


김지은 선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