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안동시 바이오 헴프산업 거점도시 도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안동시 바이오 헴프산업 거점도시 도약

입력
2023.03.09 11:30
0 0

권기창 안동시장 '의료용 대마' 육성 강조
바이오 산업 기업·기관 유치, 행·재정 지원 추진

권기창(왼쪽 세번째) 안동시장이 바이오 헴프 거점도시 도약을 위해 임하면 금소리 헴프 재배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안동시 제공

권기창(왼쪽 세번째) 안동시장이 바이오 헴프 거점도시 도약을 위해 임하면 금소리 헴프 재배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에서 대한민국 바이오 헴프(의료용 대마)산업의 미래가 움트고 있다.

9일 안동시에 따르면 2020년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안동에서는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입주해 헴프 산업화의 문을 열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시는 바이오 산업 분야 기업·기관을 유치하고 전방위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추진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민선 8기 권기창 안동시장은 투자와 활력 넘치는 기업환경을 조성해, 지역경제의 용광로를 뜨겁게 달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헴프 등 바이오 분야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국가기관, 기업체가 집적된 바이오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지역 청년들을 바이오 산업 인재로 양성해 장래성 있는 기업에서 미래를 꿈꾸며 터전을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마 씨앗이 몸에 좋은 슈퍼푸드로 알려지면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대마 씨앗에서 껍질을 탈피한 '헴프 씨드 너트'부터 '헴프 씨드 오일', 콘크리트처럼 만든 '헴프크리트'라는 친환경 건축자재도 사용된다.

대마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대마는 마리화나와 헴프로 구분되는데, 특히, 헴프에 있는 칸나비디올(CBD) 성분이 뇌전증 등 신경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이를 활용한 세계 의료용 대마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에 이어 대마 산업으로 자금이 몰리며 ‘그린러시’라 불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5년 대마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조 원으로 추산되며, 의료용 대마 시장은 연평균 22.1% 성장해 2024년 5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받아들인 UN 산하 마약위원회가 60년 만에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다. 또 유럽사법재판소는 EU 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CBD 시판을 다른 회원국이 금지할 수 없고, CBD는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향정신성 작용이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캐나다 등 56개국에서 의료 목적의 대마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마는 마약류관리법의 규제를 받아 섬유 및 종자 채취 목적 외에는 재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종자, 뿌리, 성숙한 줄기를 제외하고는 활용할 수 없다. 대마의 환각성분인 THC는 미수정 암꽃과 잎 그리고 종자의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꽃과 잎은 모두 폐기되고 있다.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에 7번째로 대마 규제 완화가 포함되면서 국내 대마 산업화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현재 학술연구 등으로 제한된 의료용 대마 활용 범위를 '대마 성분 의약품'의 국내 제조와 수입까지 확대하고, 오는 2024년까지 관련 법인 마약류관리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개발과 투자에 망설이고 있던 특구 참여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캐나다 다음으로 대마 생산량이 많다. 국내에서는 1,000여 년 동안 '길쌈'의 명맥을 이어온 안동포의 본고장인 안동이 대마 주산지다.

이에따라 삼베 원료로 쓰이던 대마가 난치병 치료제 등으로 변신할 전망이다. 안동이 2020년 8월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며 대마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고 있다.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에서는 대마의 의료적 활용에 대한 부분적 특례를 부여받아 그동안 불가능했던 헴프의 미수정 암꽃과 잎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재배와 CBD 추출, 제조 및 수출 그리고 헴프 관리에 대한 실증특례를 받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안동에서는 총괄 주관기관인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을 중심으로 (주)에이팩, 한국콜마(주), (주)유한건강생활 등 30개의 국내 기업과 4개 기관이 헴프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안전성과 산업화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법률개정을 통한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안동 금소리 대마밭 인근 스마트팜 단지에서 의료 연구를 위한 대마 재배가 진행 중이다. 건조 과정을 거친 헴프는 냉장과 GPS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트럭으로 옮겨져 헴프 추출 연구기업으로 옮겨지며, 헴프에서 치매와 뇌전증 치료제의 원료인 CBD 성분을 추출한다.

이곳에는 또 국내 최초로 헴프 관리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폐쇄회로(CC)TV, 지문등록, 소변 검사 등 철저한 보안 관리로 헴프가 무단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한다. 헴프 안전 관리 만큼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는 올해 창업 및 벤처 기업 입주공간인 공공형 기업플랫폼을 구축하고, 연간 2,000명 이상의 글로벌 바이오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헴프의 CBD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내 환자는 790만 명에 이르고 있다"며 "헴프 특구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국내 의료 기반이 향상되고 헴프 산업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