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서 윤핵관 비판
"정치 정화 위해 윤핵관 익명 인터뷰 퇴출해야"
"논공행상 제대로 안 되면 선거 패배로 귀결돼"
"초선들 공천기준 강화 반발... 스스로 나약해져"
"2022년 대선 이후 '일군의 무리'가 정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책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중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3·9 대선 이후 집권 여당이 혼란에 빠진 원인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콕 집어 지목했다. 오는 6일 출간 예정인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서다. 선거 후 당내 논공행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혁신 시도마저 가로막힌 데에 윤핵관의 권력욕이 크게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당의 주류인 윤핵관이나 친윤석열계의 견해만을 따르는 초선의원들을 향해선 "스스로 나약한 위치에 세워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핵관, 권력욕뿐... 여의도에 '대포정치' 퍼져"
2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책 내용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른 이후 '선거 백서' 작업이 진행되지 못한 배경에 윤핵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을 '일군의 무리'라고 지칭하며 "당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애초에 권력욕밖에 없었기 때문에 정당을 어떻게 경영하고 선거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어느 곳에서도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으며 결국 백서는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썼다.
선거 이후 공과를 제대로 따지지 않은 것은 다음 선거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서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선거에서 실제로 득표에 도움이 된 사람들의 역할과 행동은 어떠했으며, 무엇을 앞으로 반복하고 피해야 하는지 아무도 분석하지 않았다"며 "논공행상 중 논공이 정확하지 않으면, 그 뒤에 치러질 선거에서 사람들이 오직 기억에 따라 타성적으로 움직일 것이고 그것은 패배로 귀결된다"고 했다.
그는 대선 전후 당내 분란의 원인도 윤핵관들의 익명 인터뷰가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애초에 부정적인 의도가 노출되면 욕먹을 것을 알기 때문에 본인의 정체를 숨기는 것"이라며 "여의도에 '대포정치', '익명정치'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공격 의도만 가지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타협의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자신의 논리나 주장에 자신감이 없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며 "익명 인터뷰를 퇴출시켜야 정치판이 정화된다"고 강조했다.
"대선 당시 세대포위론, 강하게 동작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주장했던 '세대포위론'과 관련해선 "그들(윤핵관)의 주장과 달리 강하게 동작했다"고 밝혔다. 2030세대 지지율을 끌어올려 전통 보수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결합해 대선을 치르겠다는 이 전 대표의 전략과 관련해, 당내에선 대선 직후 (이 전 대표의 '세대·젠더 갈라치기' 전략이) 2030세대 여성들의 반발을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지난 대선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단 0.73%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 2030세대 여성 사이에 역풍이 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 전 대표는 30대 여성 지지율이 2020년 총선 때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득표율이 26.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43.8%로 17.3%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與 초선들 스스로 나약한 위치에 세워놔"
당내 초선의원 그룹 행보도 비판했다. 특히 당 혁신위의 공천 기준 강화 움직임에 대해 초선을 중심으로 반발이 제기된 것에 대해 "여당 공천이라는 것은 권력자가 좌지우지하기 위해 흔들어대는 순간 당에 혼란이 오고 현역의원들은 권력자에게 굴종적으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데도,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천 방식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썼다.
그러면서 "초선의원들과 대화를 해보면 '제가 초선이라 아직 힘이 없어서'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당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더 큰 힘에 눌려서 그렇다고 이야기한다"며 "스스로를 나약한 초선의 위치에 세워놓고 3년을 보냈다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與,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야"
이 전 대표는 '보수 불모지'인 호남에 대한 접근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보수정당은 전라도 지역에서 '잃을 것이 없다'는 심정으로 당심에 구애하는 정치가 아니라, 전라도의 보편적인 주민들이 바라는 것을 발굴하는 전략을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며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라도에 대한 보수정당의 투자는 지금까지 전혀 노력하지 않았던 것을 벌충하는 의미로, 장기적 관점에서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메시지가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던 '체리따봉' 사태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자당의 원내대표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이는 (대통령이) 보편화된 다른 방법들, 즉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등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